해병특검, '수사외압' 의혹 이종섭·김계환 등 5명 구속영장 청구

채상병 사건 수사기록 이첩보류·회수 등 관여
박진희·김동혁·유재은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영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왼쪽)·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연합뉴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 특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병특검이 주요 피의자 신병확보에 나선 것은 지난 7월 김계환 전 사령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해병특검은 20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 전 장관 등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과 함계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특검은 부당한 수사외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확인했고, 주요 공직에 있었던 여러 피의자가 공모해 직권남용 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늘 구속영장을 청구한 주요 피의자 5명은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범행의 중대성이 인정되며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구속 상태에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당시 국방에 대한 사무를 관장한 이 전 장관은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연결되는 핵심 고리로 꼽힌다.

김 전 사령관은 채상병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이른바 'VIP 격노설'을 처음으로 전달한 인사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7일과 17일 김 전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이후 같은 달 법원에 모해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보좌관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2023년 7~8월 당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핵심 참모로 수사외압 의혹 전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단장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지방경찰청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 기록을 압수수색 영장 없이 무단으로 회수하고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지휘한 당사자로 지목됐다.

유 전 관리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며 외압을 행사하고,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사건을 국방부가 위법하게 회수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이들 피의자들이 언론 등에 본인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다른 피의자들과 입을 맞추는 등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관련 지시가)일대일로 전달되며 수사 외압이 벌이진 것으로 특정인의 혐의를 따로 떼어내기 어려워 여러 명을 동시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번 주 내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앞서 특검팀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과 이종섭 전 장관 범인도피 의혹의 핵심 피의자 신분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오는 23일 출석요구서를 발송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