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환 충청북도지사가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김 지사는 19일 오전 9시 40분쯤 충북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2시간가량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김 지사는 관련 혐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저에 대한 경찰의 의문점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고 답했다.
경찰은 김 지사를 포함해 관련자들에게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제시하며 돈봉투를 받은 의혹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4월 미국 출장 과정에서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또 다른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는 도정과 관련한 사업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은 김 지사에게 돈봉투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체육계 인사들의 사업체에 대한 특혜 여부 등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이번 조사에서 다뤄진 내용에 대해 "정책적인 부분들이 많았다"고 전한 뒤 "자세한 내용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작성된 김 지사에 대한 조서의 분량만 70여 페이지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지사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26일 일본 출장을 떠나기에 앞서 도지사 집무실에서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으로부터 현금 5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윤현우 충북체육회장과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 등 2명이 각 250만 원씩 모아 김 지사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 미국 출장을 앞둔 김 지사가 윤현우 체육회장과 윤두영 배구협회장, 이재수 충북롤러스포츠연맹회장 등 3명으로부터 6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조서 내용 등을 검토한 뒤 김 지사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