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해외직구·인터넷 활용…'특송화물' 마약류 반입 증가"

특송화물로 들어온 목재의자 내부에 숨긴 필로폰. 관세청 제공

#. 인천공항세관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에서 들어온 특송화물에 밀반입한 필로폰을 적발했다. 목재의자 내부에 필로폰 7.8kg을 숨겨 특송화물로 보낸 것이다. 1회 투약 0.03g을 기준으로 약 26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인천공항세관은 또 넉 달 뒤 남아프리카공화국발 특송화물에서 워터펌프 내부 공간에 숨긴 필로폰 약 6kg을 적발해 압수하기도 했다.

국내 마약류 유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특송화물을 통한 밀반입 사례가 꾸준히 늘면서 세관 단계의 사전 단속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기 전에 국경 단계부터 맞춤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특송화물 경로로 마약류를 밀반입하다 적발된 건수는 177건이다. 총압수량은 121.4kg이다. 이어 △2022년 197건, 225.8kg △2023년 193건, 274.7kg △2024년 235건, 391.8kg 단속이 이뤄졌다. 특송화물을 통한 마약류 밀반입 적발 건수와 압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관세청은 올해도 8월 말까지 239건, 약 172.3kg을 적발했다.

검찰과 세관 당국은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류의 반입 경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성화와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직구가 대중화되면서 특송화물로 옮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마약류 밀수가 상대적으로 쉬워졌고, 해외에서 마약류를 접해 본 외국인의 국내 체류가 증가한 영향도 이유로 꼽힌다.    

밀수 경로별 마약류 단속 현황. 관세청 제공

항공여행자를 통한 마약류 밀반입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여행자를 통한 마약류 밀수 단속은 △2021년 83건, 12.4kg △2022년 112건, 36.2kg △2023년 177건, 148.1kg △2024년 198건, 139.7kg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8월 말 기준으로 409건을 적발해 240.7kg을 압수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해외여행자를 통한 마약류 밀반입 단속 사례가 최근 증가한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마약류 유통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국경 단계에서 원천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면서 "우범화물 개장검사와 파괴검사를 확대하는 등 주요 밀반입 경로별 통관검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관 당국은 올해 1월부터 우범 항공편을 통해 국내로 입국하는 여행자들을 상대로 입국심사전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마약류 국내 유입 및 글로벌 공급망 차단을 위해 합동작전 대상 국가와 국제기구를 확대하고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마약단속청(DEA) 등 해외 수사기관과도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 등 최신 검색 장비를 확충해 지능화하는 마약 은닉 수법에 대응하고 마약밀수 경로는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만큼 여행자나 특송·우편·일반화물 등 모든 반입 경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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