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선택한 韓 첫 AI 활용 영화 '중간계', 무엇이 달랐을까

영화 '중간계' 스틸컷. CJ CGV㈜ 제공

'파인: 촌뜨기들' '카지노' '범죄도시' 등을 선보이며 국내 대표 흥행 감독으로 꼽히는 강윤성 감독이 국내 최초 AI 활용 장편 영화 '중간계'를 선보였다.
 
'중간계'는 이승과 저승 사이 중간계에 갇힌 사람들과 그 영혼을 소멸시키려는 저승사자들 간의 추격 액션 블록버스터다.
 
무엇보다 '중간계'가 주목받는 건 강윤성 감독의 총괄 연출 아래, AI를 활용한 액션 시퀀스를 직접 설계한 권한슬 AI 연출이 이번 작품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현되는 기술들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크리처 액션은 현존하는 AI 영상 제작 기술 중에서도 높은 난도를 요구하는 영역으로, 실제와 구분이 어려울 만큼 정밀하게 구현하고자 했다.
 
여기에 배우 변요한, 김강우, 방효린, 임형준 등이 6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인물 간의 감정과 극의 긴장을 응축해 현실감과 몰입감을 전하고자 했다.

영화 '중간계' 스틸컷. CJ CGV㈜ 제공
 
▷ AI를 활용한 영화에 처음 출연 제안을 받고 어땠나?
 
변요한> 
우리나라 최초로 AI 기술을 도입한 영화라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12지신과 사천왕 같은 존재들이 실제 촬영한 신들과 어떻게 융화되어 표현될지 궁금했다. 반면, 크리처물이라는 특성상 인간의 감정과 AI의 표현이 어떻게 어우러질지 가장 기대됐다.
 
외적으로는 '중간계'로 선보이게 된 AI 기술이 추후 다른 영화 제작에 어떻게 도입될지, 그리고 어떻게 성장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생겼다. 이전에는 CG로만 접근했던 영역인데, 이번엔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되는 점에 기대가 크다.
 
김강우> 무엇보다 강윤성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장 컸다. 감독님의 작품 세계와 연출 방식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지 설레는 마음이 앞섰다.
 
또한 AI를 활용한 영화 제작이라는 새로운 시도 자체에 대한 호기심도 컸다. 처음 접하는 기술과 그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을지 다양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방효린> 실험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을 만나 기뻤다. 대한민국 최초라는 점에서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영화가 어떻게 세계관을 이어가고, 또 어떤 방식으로 촬영될지 큰 기대가 있었다.
 
무엇보다 도전적인 작품에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웠다. 광화문대로에서 해태가 등장하는 장면이 특히 기대된다. 화려하고 웅장한 AI 기술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AI가 아니면 구현하기 어려웠을 12지신 저승사자들의 모습도 궁금하다.
 
임형준> 감독님께서 AI를 활용한 영화를 하신다고 했을 때 어떤 형태로 영화에 적용될지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현재 CG로 작업되는 기술들을 AI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그 완성도 역시 빠른 속도로 진화 중이라는 설명을 들은 후, 우리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이 될지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영화 '중간계' 스틸컷. CJ CGV㈜ 제공
 
▷ 각자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나?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변요한> 
많은 영화 속 블랙 요원 캐릭터들이 주로 무겁고 예민하게 묘사됐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다. 크리처가 등장하는 장르 특성상 인간적인 모습이 더해져야 표현에 자유로움이 생기고, '중간계'라는 작품의 제목처럼, 이승과는 달리 권력이나 힘이 무의미한 공간에서는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김강우> 생성형 AI 기술이 기반이 된 작품이지만, 인물의 감정과 행동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관객이 캐릭터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기존 실사 영화에서 캐릭터를 해석하듯 자연스럽게 접근했다. 과장된 액션이나 표현보다는 민영이라는 인물이 가진 특별한 매력을 섬세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방효린> 현실에서 설아는 위축되고 숨어 지내는 인물이지만, '중간계'에서는 훨씬 과감하고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또한 여러 사건을 겪으며 점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자 노력했다.
 
임형준> AI를 활용한 영화이지만, 관객들이 편안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석태가 가진 목적과 그 감정들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려 했다.
 
▷ 촬영을 시작했을 때 (AI 활용을 염두에 두고) 미리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점이 있었을지 궁금하다.
 
변요한> 
촬영이 훨씬 더 재미있었다. 강윤성 감독님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늘 좋았고, 배우들끼리 똘똘 뭉쳐 보이지 않는 크리처들을 상상하며 연기하는 과정이 유쾌했다. 그리고 시간 계산을 철저히 해야 했기 때문에 리허설도 많이 해서 서로 간의 신뢰가 더욱 깊게 쌓이는 것이 좋았다.
 
김강우> 처음에는 AI 기술이 만들어낼 장면의 스케일이 실제와 어떻게 맞아떨어질지 상상이 어려웠다. 촬영 과정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자유도가 있어 배우로서 보다 창의적인 연기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감독님이 레퍼런스를 세심하게 보여주신 덕분에 도움도 많이 받았다.
 
방효린> 그린스크린 세트가 아니라 실제 야외에서 촬영하다 보니 상상하는 과정이 보다 수월했다. 자유롭게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아 현장에서 더 뛰놀며 연기할 수 있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과 함께 합을 맞추며 밀도 있게 촬영했다.
 
임형준>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과 마찬가지로 촬영 현장 역시 AI 부분을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 했었다. 다만 CG가 있는 작업처럼 그린스크린 세트에서 촬영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나의 연기가 AI 활용 장면과 잘 붙을지에 대한 고민을 좀 했던 것 같다.

영화 '중간계' 스틸컷. CJ CGV㈜ 제공
 
▷ 촬영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신이 있을까?
 
변요한>
많이 뛰고, 또 쫓기는 신들이 많아 호흡이 계속 변화하는 점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김강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조계사에서 12지신에게 쫓기는 신이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장면 곳곳에 묻어나 시각적 즐거움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연기하며 그 공간과 순간에 몰입하는데, 긴장감과 감각적 경험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었던 특별한 신이었다.
 
방효린> 조계사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외부의 화려한 등이 아름다웠고, 내부 촬영은 한국 최초였다고 들었는데, 웅장한 공간에서 압도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임형준> '중간계'를 떠돌아다니는 신이 많았는데 AI와 합쳐져 어떻게 그림이 나왔을지 궁금하다.
 
▷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변요한> 
말할 것도 없이 정말 좋았다. 김강우 선배님이 중심을 잘 잡아주셨고, 임형준 선배님, 방효린 배우, 양세종 배우를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자기 몫을 충실히 해내 조화로운 호흡을 보여줬다.
 
김강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함께 끊임없이 크리처들을 피해 도망치며 장면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돈독한 전우애가 생겼다.(웃음) 촬영 중에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연기하는 순간이 많았고, 덕분에 화면 속에 팀워크가 더욱 실감 나게 표현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방효린> 변요한 선배님은 늘 에너지가 넘치셨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좋은 아이디어와 의견을 많이 나눠주셨다. 덕분에 즐겁고 힘차게 촬영할 수 있었다. 김강우 선배님은 항상 배우들의 컨디션을 살펴주셨고, 촬영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큰 힘이 되어 주셨다. 전체적인 그림을 이끌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임형준 선배님과도 늘 웃으며 촬영해 현장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기억이다.
 
임형준> 촬영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배우들과 함께 한 현장은 즐거웠고 다른 작품에서 다시 빨리 만나고 싶다. 오랜 동료 김강우 배우와 너무 오랜만에 같이 작업하게 되어서 기뻤고 평소 좋아했던 배우인 변요한과 함께 해서 좋았고 현장에서 처음 본 방효린 배우는 왜 대형 신인 여배우 소리를 듣는지 알 것 같은 시간들이었다.

영화 '중간계' 스틸컷. CJ CGV㈜ 제공
 
▷ 촬영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 부탁한다.
 
변요한>
염라대왕이나 해태 같은 크리처들이 실사화되어 싸우고,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은 저희가 상상했던 그 이상의 기술들로 잘 구현돼 놀라웠고, 기대가 크다. 텅 빈 광화문과 안국역에서 많이 달렸는데, 당시 촬영 현장은 마치 세상이 멈춘 듯 고요했었다. 날씨가 변덕스러웠음에도 많은 도움을 받아 잘 표현할 수 있었다. 관객분들이 그 장면을 꼭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김강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도 없는 텅 빈 광화문 광장을 밤새 뛰었던 경험이다. 평소라면 상상하기 힘든 장소와 시간에서 촬영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즐거움이자 도전이었다. 이런 특별한 경험을 언제 또 해볼 수 있겠는가?
 
방효린> 달리는 장면이나 넘어지는 장면 등 체력적으로 힘든 촬영이 많았는데, 선배님들이 서로를 세심하게 챙겨 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또한, 텅 빈 광화문과 안국역 촬영도 인상 깊었다.
 
임형준> 크랭크인을 며칠 앞두고 발가락에 금이 갔었다. 촬영 전에 다쳤다고 하면 감독님께 혼날까봐 숨기면서 촬영했다. (웃음) 현장에서 김강우, 변요한 배우가 배려를 해주고 챙겨주어서 다행히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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