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맘대로 쓴' 김건희…막지 않은 국가유산청 "송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씨가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휴관일에 개인 차담회를 여는 등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에 대해 국가유산청이 사실을 인정하며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종묘를 관리하는 궁능유적본부는 당시 김건희씨의 종묘 사적 이용을 막지 않았고 심지어 이용료도 받지 않았는데,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을 탓하다 오히려 질타를 받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6일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김씨의 종묘 사적 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가 휴관일이었던 날, 망묘루에서 외부인과 차담회를 가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의혹에 대해 사실이 맞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김씨가 들어갈 때 소방문으로 차량이 진입했나'라고 묻자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어 양 의원이 '직원들에게 영녕전 대청소도 시켰나'라고 묻자 이재필 본부장은 이번에도 "네"라고 답했다.

그러자 양 의원은 '정전 보수공사도 중단시켰고, CC(폐쇄회로)TV 녹화도 중단했나'라고 물었고 이재필 본부장은 역시 "네"라고 했다. 당시 국가유산청은 관리 직원들도 철수시켰는데, 이에 대해 이재필 본부장은 "저희는 들어갈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당시 사용료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이러한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양 의원은 "이 모든 것에 대해서 지난 가을 국정감사 때 (이재필 본부장은) 한마디도 안 했고 모른 체했다"며 "계속 거짓말하고, 위증하고, 은폐하고 본부장이 했던 짓"이라고 질타했다.

최근 궁능유적본부는 자신들이 받은 법률 자문 내용을 국회에 보내며 김씨의 종묘 사적 이용을 대통령실 탓으로 돌렸다고 한다. 그러자 이에 대한 질타도 나왔다.

양 의원은 "궁능유적본부는 '대통령실이 위계로 본부장의 공무집행을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협조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이 직권을 남용해 본부장으로 하여금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썼다"며 "그런데 이번 일에 본부장은 책임이 없나? 위증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지 않았나"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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