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에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16일 출근 첫날 수사팀을 '불법단체'라고 비판했다.
백 경정은 이날 오전 8시 37분쯤 동부지검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합수팀은 위법한 과정으로 구성된 불법단체라고 주장해 왔는데, 그곳으로 출근하고 있다"며 "공직자로서 신념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백 경정은 "검찰 최고 지휘부가 외압 의혹과 관련돼 있다"며 "검찰은 수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 책임자는 외압을 받으면 외압을 넣은 사람까지 수사해야 한다"며 "피해당사자가 수사에서 분리돼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동부지검은 5명의 별도 팀을 꾸려 백 경정 본인이 고발인이거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수사 외압' 사건을 제외한 '세관 마약 의혹' 사건 등에 대해서만 수사를 맡길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백 경정은 "모욕적" 등 표현을 쓰며 공개적으로 반발해 왔다.
다만 '지휘권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적 없다. 단 한 번도 절차를 어긴 적 없다"며 "지금도 인사 명령에 따라 출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임은정 동부지검장에 대해서는 "소통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또 "평소 명예롭게 퇴직하신 선배님들 존경해 왔는데, 그 길을 저도 조용히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며 퇴직에 대한 고민도 밝혔다. 이어 "일단 출근하고 생각을 정리해서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