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엠넷 여성 힙합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3'에 출연한 최연소 참가자가 단독 MC이자 메인 프로듀서가 됐다. '톰보이'(TOMBOY) '누드'(Nxde) 등 그룹 아이들(i-dle)의 무수한 히트곡을 만든 팀 리더이자 솔로로도 활동 중인 전소연이 그 주인공이다.
2015년 시작해 2016년 시즌 3까지 이어간 '언프리티 랩스타'가 9년 만에 새 단장해 돌아왔다. 한국과 일본 참가자 각 20인, 총 40인이 참가해 시리즈 최초로 한일 합작으로 진행되는 '언프리티 랩스타 : 힙팝 프린세스'(이하 '힙팝 프린세스') 제작발표회가 1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렸다.
제작발표회에는 단독 MC이자 메인 프로듀서인 전소연을 비롯해 메인 프로듀서를 맡은 개코, 리에하타, 이와타 타카노리와 연출을 맡은 정민석 PD, '힙팝 프린세스'를 통해 CJ ENM이 일본 글로벌 광고대행사 하쿠호도와 함께 만든 챕터아이 소속 황금산이 참석했다. 가수 한해가 MC를 봤다.
기존 '언프리티 랩스타'가 무엇보다 '실력'을 우선시해 여성 힙합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힙팝 프린세스'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세대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낼 한일 합작 힙합 그룹의 탄생을 목표로 한다. 힙합, K팝, J팝 등 서로 다른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한일 참가자 40인이 어떤 문화적 소통을 할지도 관전 요소다.
'힙팝 프린세스'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두고 정민석 PD는 "힙합이라는 장르와 팝이라는 장르가 결합된 힙팝이란 새로운 장르 여자 그룹이 탄생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최종 목표"라며 "대한민국 최초 여성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보여줬던 여자 멤버들의 실력 중심의 경쟁, 당당하고 솔직했던 모습이 저희 프로그램에도 반영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정 PD는 "힙합 비트와 랩에, 아이돌 댄스 안무가 하나 되는 상상을 했을 때 신선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서 최종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걸그룹 데뷔하면 그런 형태가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잘될 것 같은지 MC 한해가 묻자, 정 PD는 "잘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최초로 한일 합작 프로젝트가 된 '힙팝 프린세스'는 CJ ENM과 일본 글로벌 광고대행사 하쿠호도가 합작법인 '챕터아이'(Chapter-I)를 설립한 후 하는 첫 협업이다. CJ ENM의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 역량과 하쿠호도의 마케팅 노하우가 시너지를 이룰 것이라는 게 CJ ENM 설명이다.
챕터아이 사업을 담당한 황금산은 "올해 엠넷이 30년을 맞이했는데 음악 생태계 나름대로 기여를 많이 했고 이후 30년 고민을 저희가 많이 하고 있다. 결국 K팝 제너레이션을 만드는 게 저희 미션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어법과 새로운 사업 방법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운을 뗐다. 양사의 합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더 생긴다고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참가자였다가 MC이자 프로듀서로 복귀한 전소연은 "이렇게 재탄생했다는 게 일단 너무 기분이 좋다"라며 "그때 고등학생이었는데 9년 뒤에 성인이 되어 이 프로그램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영광스러운 거 같다. 진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심사할 때 중점을 둔 것으로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이랑은 달리 '언프리티 랩스타'라는 제목을 앞에 달고 나온 프로그램이라서 저는 이제 '무조건 실력'이라는 얘기를 친구들에게 말하고 있다. 외모도 중요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실력이 제일 우선이 되어야 할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또한 참가자가 "다 메이킹하고 창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다른 점"이라고 꼽았다.
개코는 "'언프리티 랩스타'라는 폼(형식)을 따라가지만 결국 최종적으로는 그룹을 만드는 콘셉트라는 걸 인지하고 참여하게 된 거 같다"라면서 "본인이 프로듀싱이 가능하고 랩에 있어서 본인 이야기를 쓸 수 있고 그걸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공연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멤버들이 있느냐, 이런 것들을 많이 보게 됐던 거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 친구가 본인이 쓴 랩을 무대에서 얼마나 표현할 수 있느냐 자기가 다른 사람과 다른 어떤 창의적인 부분이 있는가, 랩에 있어서, 본인이 좀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들, 자기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관중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리게끔 전달하느냐를 어쩔 수 없이 보게 된다. 퍼포먼스나 패션이나 가진 매력 이런 부분들은 지금 계신 프로듀서분들이 워낙에 안목이 좋으시고 잘 봐주시기 때문에 저는 특별히 랩을 위주로 많이 보고 있는 거 같다"라고 부연했다.
프로듀서진은 참가자들의 뛰어난 역량에 기대를 부탁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배우, 솔로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이와타 타카노리는 본인도 오디션을 통해 그룹 활동을 시작했다며 "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게 있을 거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와타 타카노리는 "굉장히 레벨이 높은, 재능 있는 참가자들 40명이 모였고 순간순간 생기는 드라마에도 시청자분들도 감동할 거라고 생각한다. 꿈을 좇는 모습이 반짝반짝 빛난다"라며 "한국 참가자들이 되게 실력이 있다. 일본 참가자들은 살짝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만날 때마다 성장해서 저도 그런 모습에 자극받는다"라고 전했다.
개코는 "참가자들 보면서 많이 놀랐다. 솔직히 어떻게 저 나이에 저렇게 야무질까? 제 학창 시절 생각하면 그냥 친구들하고 TV 보면서 음악 들으면서 배나 긁고 있었는데"라며 "랩 처음 접한 친구들도 생각보다 많다. 근데 그들이 가진 흡수력이라든지 재능이라든지 그 잠재력 보면서 참 신기하다. 저 나이 때 자기가 원하는 걸 찾고 해 나가는 걸 보면서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굉장히 멋있는 여성이 되고 싶었다"라고 한 리에하타는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옆에 서야 한다는 둥, 저는 남자들보다도 지지 않을 정도의 멋있는 것을 만들 수 있는데도 (현실에선) 제가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해, 앞으로 그런 시대를 만들어가겠다고 10대 때부터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이 본인을 프로듀싱하고, (꿈을 향한) 욕심 많은 모습을 보면서 제 일처럼 기뻤다. 제 어린 시절까지 구원받는 기분이 들어서 응원하고 싶다"라며 "여러분들도 함께 신나게 즐겨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랩, 춤, 프로듀싱 등 다양한 역량을 두루 필요로 하는 '힙팝 프린세스'에서 가장 잘해야 하는 것 하나를 꼽자면 무엇인지 질문이 나왔다. 정 PD는 "사실 3개 다 잘해야 하긴 한다"라면서도 "'언프리티 랩스타'의 결을 계승하는 거지만 랩을 창작하고 때로 본인 스타일링도 해야 하는 미션들이 주로 이뤄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프로듀싱 능력이 가장 1순위가 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황금산은 "양국의 십대를 대표할 수 있는 언어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 이야기와 지금 세대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친구가 가장 크게 매력이 부각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데뷔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시점은 언제인지 등 질문에 황금산은 "여기서 나오는 그룹은 2026년에 챕터아이 회사로 계약해서 CJ의 모든 역량과 일본 광고대행사 하쿠호도를 통해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할 거다. 이 프로그램은 성장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화법으로 그룹 활동을 시키는 부분들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좀 다른 형태의 활동과 마케팅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힙팝 프린세스'로 탄생할 그룹을 "핸드 마이크를 가지고 생(生) 라이브 하는 미션을 이렇게 소화할 그룹이 없었다고 생각해서 그런 특이점이 있다. 자기 이야기를, 자기 목소리로 낼 수 있는 그룹, 직접 프로듀싱하고 안무를 짤 수 있는 그룹"이라고 소개한 황금산은 "멤버 수는 고민 중"이라며 "프로그램 진행하면서 확정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전소연은 "저는 가수가 된 이유가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다. 예쁜 것도 좋지만 음악을 좀 더 좋아해서 이 가수를 했으면 좋겠다, 직접 만들어 가는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친구들이 그런 길을 가려고 하는 거 같다. 이 프로그램을 많이많이 봐주셔서 이런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니 첫 방송 많이 많이 봐 달라"라고 강조했다.
9년 만에 돌아온 '언프리티 랩스타'의 신규 프로그램 '힙팝 프린세스'는 내일(16일) 밤 9시 50분에 첫 화를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