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14일 그동안 축적한 서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80년간 대한민국이 걸어온 지식과 사회 변화의 흐름을 수치로 보여줬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 80년간 약 1500만 권의 도서·비도서 자료와 2천만 건의 온라인 자료를 수집해 국가 대표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현재까지 구축된 서지·원문DB와 개방형 데이터(LOD)는 9억 건, 전국 도서관과 협력으로 확보한 빅데이터는 25억 건에 이른다.
도서관이 분석한 1945~2024년 납본 자료에 따르면, 해방 직후에는 '정치·법률·경제' 등 국가 재건 관련 서적이 가장 많이 출간됐다. 1960~70년대에는 산업화와 문화 개방의 영향으로 토목·기계·전자 분야 전문서와 일본문학 도서가 급증했다. 1980년대에는 검열 완화와 번역문학 확산으로 영미문학이 13배 이상 늘었고, 영화·음악 자료도 활발히 수집됐다.
1990~2000년대는 '정보화 사회'로의 본격 진입기였다. 컴퓨터과학과 프로그래밍 서적은 100배 넘게 증가했고, 만화·아동서·학습참고서 등 교육용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후 2010년대에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전자책과 오디오북이 확산되며 장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 분야 자료는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한국문학은 K-문화 확산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해방 직후 1,400여 권에 불과했던 한국문학 발행량은 1990년대 16만여 권, 2020년대 들어서는 18만 권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은 "도서관의 서지데이터는 대한민국 사회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집단적 기록"이라며 "앞으로도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국민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 결과는 국립중앙도서관 빅데이터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data4library.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