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관련 범인도피 의혹을 수사 중인 순직해병 특검이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날 오후 2시 50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김 전 차장은 "대통령실에서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알고 있었나",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였나" 등 취재진 질의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옮겼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로 내정·임명되고 출국·귀국하던 시기에 김 전 차장이 국가안보실 1차장을 맡았던 만큼 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을 비롯해 외교부, 법무부 등 다수가 관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차장이 이 전 장관 호주 도피 의혹으로 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7월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두 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팀은 채상병 순직 사건과 수사 외압 의혹 등과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도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했다.
특검팀은 2023년 8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혐의자로 포함된 채상병 순직 사건 초동조사 결과가 경찰에 이첩됐다 회수되는 과정에 이 전 비서관이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앞선 수사를 통해 확보한 진술 및 증거들을 교차 확인하기 위해 이 전 비서관을 다시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비서관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관련자들의 신병 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이 전 비서관은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관련해서도 특검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비서관은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부터 사임이 이뤄졌을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외교부가 당사자로부터 제출받은 인사 검증 자료를 건네받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 보내는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한편 특검팀은 송창진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2부장의 국회 위증 혐의와 관련해 지난 11일 차정현 수사4부장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전날에는 이대환 수사3부장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송 전 부장은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관련해 지난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고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