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공항 제동…새만금 개발과 투자 영향은?

10조 투자 향방은?…첨단산업 수출길 '차질' 우려
'트라이포트' 완성 기로에…핵심 빠진 물류망 되나
농업·관광 분야 파장까지…새만금 미래 '안갯속'

전북 새만금 산단 2공구. 전북도 제공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법원의 1심 판결로 제동이 걸리면서, 항공 물류를 전제로 한 새만금의 기업 유치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공항 개항을 기대하고 최근 10조 원이 넘는 투자를 결정한 입주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 가능성도 나온다.
 
1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단순한 공항 건설 중단을 넘어 새만금의 미래 비전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사업비 8077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던 공항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동북아 경제중심지'를 건설하는 핵심 전략의 근간으로 평가받아 왔기 때문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첨단 산업 분야다. 항공 물류가 필수적인 정밀기계·의약품 분야는 물론, 국내외 굴지의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10조 원 규모의 이차전지·첨단소재 기업 투자 역시 난관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새만금 산단 1공구 내 입주기업 34개사(전체의 38%)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기업은 고가의 핵심 부품, 배터리 소재 등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해외로 운송해야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새만금 남북도로 교차로. 새만금개발청 제공

전북도가 정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정책과 연계해 추진하는 바이오 특화단지 조성 등 글로벌 공급망 역할 수행도 어려워진다. 의약품, 진단키트, 임상 시료 등은 온도와 시간에 극도로 민감해 항공 운송이 절대적이다.
 
특히 '메가 샌드박스' 도입을 통해 바이오 기업을 유치하고 수출 전진기지를 만들려던 계획은 공항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크다.
 
파장은 농업과 관광산업으로 번질 수 있다. '글로벌 푸드허브' 조성에 제약이 따른다. 신선 농산물이나 종자·묘목 등 항공 운송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수출길이 막힌다.
 
화훼작물이나 부패·변질 위험도가 높은 품목은 대부분 항공으로 운송한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수출 효자 품목인 딸기는 전체 수출 물량의 90% 이상을 항공으로 운송한다.

새만금 미래 조감도. 전북도 제공

또한 가장 가까운 청주국제공항이 100㎞ 이상 떨어져 있어 대규모 컨벤션이나 새만금에 계획된 복합관광리조트의 국제 관광객 유치가 어려워지는 등 관광·MICE 산업 추진 동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공항 무산은 이미 2개 선석이 완공된 '새만금 신항만'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새만금항 인입철도'를 잇는 '트라이포트(Tri-port)' 복합물류체계의 마지막 퍼즐을 무의미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
 
항만과 철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항공망이 사라지면서 새만금의 물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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