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업계에 'MZ세대 여성 운행사원'의 등장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서구 개화동에 본사를 둔 공항버스에서 근무 중인 33세 윤수정 운행사원(1992년생)은 사무직 경력을 뒤로하고 운전석에 앉은 지 7개월 만에 "적성에 잘 맞고 직업 만족도도 높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남성 중심의 직종에서 젊은 여성 기사로서 도전과 성취를 동시에 보여주며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윤씨는 대학 졸업 후 4년 동안 일반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했지만, 일의 성격이 자신과 맞지 않아 진로 고민이 깊었다.
그러던 중 현직 버스 운행사로 일하는 부모님을 보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10년 경력의 어머니, 30년째 근무 중 아버지를 보면서 '혼자서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하면 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성격에 잘 맞을 것 같았죠."
지난 3월, 공항버스의 문을 두드린 윤씨는 면접을 통과해 운행사원이 됐다. 부천에서 2년간 버스 운전을 했던 경험 덕분에 적응은 빠른 편이었다.
"교대근무에 처음엔 힘들었지만, 승객들의 인사와 응원이 큰 힘이 됐어요."
서울 시내 1만7천800여 명의 버스 운전사 중 여성은 369명(2%), 이 가운데 20~30대는 단 10명에 불과하다.
이런 희소성 때문인지 승객들의 응원도 잦은 편이라고 한다.
"요즘엔 젤리나 음료수를 건네며 '여성 기사님 멋져요'라고 응원해 주시는 분도 많아요. 출근길이 덜 힘들죠."
윤씨는 운전석에서의 하루가 "차분히 주어진 일에 집중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승객을 배려하는 마음엔 남녀 구분이 없어요. 오히려 도로에서 다른 운전자분들이 배려해주는 경우가 더 많아요."
공항버스의 분위기도 따뜻하다고 한다.
윤씨는 "선배 기사님들이 딸처럼 챙겨주시고, 여사원 비율도 다른 회사보다 높아요. 동료애가 커서 든든하죠."라고 말했다.
연봉과 근무조건도 만족스럽다고했다.
"또래보다 급여가 높고 정년이 보장돼 안정적이에요. 사무직 시절보다 훨씬 제 성격에 맞아요."
그는 마지막으로 버스운전업 진출을 희망하는 동료 청년들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대형차라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사실 운전은 작은 차보다 안정적이에요. 본인 적성에 맞는다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