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가죽점퍼 차림으로 선대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조선노동당 창건 80돌의 성대한 경축을 책임적으로 조직지도"한 김 위원장이 참배를 통해 "당과 국가가 쟁취한 위대한 영광을 김일성동지와 김정일 동지께 정중히 삼가 드리었다"고 1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수령님과 장군님의 혁명사상과 위업에 언제나 충직"할 것임을 다짐했다고 하나, 양복이나 인민복이 아닌 가죽점퍼의 캐주얼 차림으로 참배해 눈길을 끌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가죽점퍼 차림으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집권 10년차를 전후하면서 참배 시기의 경우 일률적인 참배 일정에서 벗어나는 양상을 보이더니, 복장도 이번 참배에서 보다 캐주얼한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20년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계기에 검은 색 가죽코트 차림으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한 적이 있으나 이번 가죽점퍼가 훨씬 캐주얼한 복장으로 비춰졌다.
북한 법에는 참배를 하는 주민들과 해외동포, 외국인 등 모든 사람들이 "옷차림과 몸단장을 바로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로서 이런 규정에 구애되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통치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 시기를 '제2의 건국시대'로 인식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선대 계승을 강조하면서도 선대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위상 정립을 이어나가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대집단체조 및 예술 공연인 '조선노동당 만세'를 열병식 참가자들과 함께 관람할 때도 같은 가죽점퍼를 입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80주년 기념행사 참가자들에게 "가을비에 찬바람까지 싸늘한 날씨" 속에서도 "모두가 너무도 완벽하게 너무도 훌륭하게 자기 몫을 수행해주었다"고 사의를 표하면서 "우리 국가의 응력과 저력, 위력이 아쉬운 점 하나 없이 훌륭히 과시됐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