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다운증후군이라는 장애를 안고서도 발레리나 강수진처럼 되기 위해 노력하던 고등학생 백지윤이 15년 만에 '인간극장'으로 돌아온다.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에선 연극배우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백지윤(33)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백지윤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발레를 시작해 3년 전까지 무대 위 발레리나로 살아왔다. 하지만 비장애인에 비해 낮은 근육 긴장도로 잦은 부상을 겪으면서 결국 3년 전에 발레리나의 꿈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던 중 지인으로부터 연극 '젤리피쉬' 오디션 소식을 들은 그는 또 다른 꿈을 꾸게 된다. '젤리피쉬'는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키워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운증후군 배우가 비장애인 배우들과 함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평생 발레 무대에만 서온 백지윤에게 연극 무대는 낯설고 어려운 도전이었으나, 그는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지난 봄 초연에 이어 두 번째 공연을 준비하기에 이른다.
두 번째 공연 무대는 연극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명동예술극장. 초연 때보다 객석 수도 많아 공연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이 커졌지만, 든든한 조력자들의 도움 속에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다.
이 과정에서 연극 '젤리피쉬'의 영국 원작자 벤 웨더릴(Ben Weatherill)이 직접 한국을 찾아 백지윤의 무대를 관람하며 응원을 보낸다. 백지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통합 예술극단에 합류해 춤과 연기에 이어 노래에도 도전한다.
한편, 15년 전 방송에서 딸을 발레리나로 키우던 어머니 이명희(59)씨의 근황도 공개된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다운증후군 딸을 돌봐 온 그는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노화가 빠른 다운증후군 특성상, 신체적으로는 어머니와 비슷한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백지윤은 여전히 엄마와 함께 서로의 하루를 지탱하고 있다. '인간극장'은 백지윤의 새로운 도전과 함께 세월을 걸어온 모녀의 따뜻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