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예정된 경주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무역 전쟁이 일단락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흔들린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지수는 전장에 비해 1.90% 하락했고, 우량주 벤치마크인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1% 떨어졌다.
특히 주요 기술 기업이 영향을 크게 받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무려 3.56%나 급락했다. 엔비디아와 아마존은 5.0%, 테슬라는 5.1%, 애플은 3.5%, 마이크로소프트는 2.2% 떨어졌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해외 관련 희토류 물자'와 '희토류 관련 기술'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 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 주요 증시는 이번 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이날 오후 늦게까지 폭락세가 심화됐다"며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 극대화를 위한 '기선 잡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미중 무역 협상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중국이 물러서지 않고 맞불 대응에 나서면서 양국간에는 치킨 게임 양상의 '관세 전쟁'이 불붙는 듯 했다.
다만 미·중은 지난 5월 첫 고위급 협상을 통해 상대국에 부과했던 고율의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했고, 3차 회담에서는 관세 유예 기간을 추가 연장해 오는 11월 10일까지 늘려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