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LAFC)이 대기록 달성의 기쁨을 뒤로하고 브라질전 완패의 아쉬움을 곱씹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0-5로 대패했다.
브라질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이자 월드컵 최다 우승(5회)에 빛나는 세계적인 강호다. 23위인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이날 경기 전까지 7승 1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분명 쉽지 않은 상대였지만, 예상보다 더 큰 점수 차로 패해 실망감이 따른다. 한국이 A매치에서 5골 차로 진 건 2016년 6월 스페인과의 평가전(1-6) 이후 9년 만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손흥민은 "결과만 놓고 보면 못 했다고 할 수 있지만, 직접 뛴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로 골을 먹은 것은 당연히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지만,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이 좋은 본보기가 돼서 앞으로 다가오는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패배로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 손흥민은 "나도 어렸을 때는 좋은 팀과 싸우고 뒤 그 경기를 통해 배우기보다, 기가 죽어서 잘 못했던 것들만 생각했다"며 "브라질 선수들은 세계적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동생들이 너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날 A매치 통산 137경기 출전을 기록, 홍명보 감독과 차범근 전 감독의 136경기를 제치고 한국 남자 축구 A매치 최다 출전 단독 1위에 등극했다.
2010년 12월 시리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해 한국 축구의 간판으로 활약해 온 손흥민은 지난달 10일 멕시코와의 평가전에 교체 투입돼 자신의 136번째 A매치를 치렀다.
지난 15년 동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회(2011·2015·2019·2023),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3회(2014·2018·2022)를 누빈 그는 내년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까지 앞두고 있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날, 손흥민은 아쉬운 패배 탓에 웃지 못했다. 그는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동료 선수들, 그리고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경기 결과가 너무 아쉬운 만큼 속상한 마음이 기쁜 마음보다 크다"고 말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4일 같은 장소에서 파라과이와 10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파라과이전에서도 오늘처럼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큰 책임감을 갖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