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盤上)의 제왕' 신진서 9단이 한 달마다 자신의 기록을 깨뜨리며 대한민국 바둑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신 9단은 10월 랭킹에서도 한국 프로 바둑 기사 랭킹 1위를 차지하며 70개월 연속 정상을 지켰다. 만 6년에서 2개월 못 미친 기간 동안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셈이다.
2000년생인 그의 나이(25세)를 감안할 때 전무후무한 최장 기간 랭킹 1위 기록이 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도 신 9단의 70개월 연속 랭킹 1위 기록은 조훈현 9단,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등 바둑 레전드들의 아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넘어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은퇴한 이세돌 9단은 지난 2010년 3월부터 2012년 5월까지 27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의 최고 전성기 당시는 지금의 랭킹제가 정식 도입되지 않았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신 9단은 지금의 기록만으로도 레전드급"이라며 "조훈현, 이창호 국수들을 넘어서는 최장 기간 전성기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신 9단은 지난 9월 한 달 동안 5승 1패의 성적을 거뒀다. 이 기간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기사 결정전과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올해에만 세계 대회 2회, 국내 대회 3회 우승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 9단의 뒤를 이어 박정환 9단, 신민준 9단이 각각 2~3위 자리를 지켰다. 안성준 9단은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강동윤 9단은 5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변상일 9단과 이지현 9단이 공동 6위를 기록했다. 이어 박민규 9단이 3계단 상승한 8위, 김명훈 9단과 원성진 9단이 각각 9~10위를 차지하며 10위권을 형성했다.
여자랭킹에서는 김은지 9단이 3개월 연속 1위를 수성했다. 김 9단은 남녀를 합친 종합 랭킹 31위(9481점)를 기록하며 여자 랭킹 2위 최정 9단(33위·9469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종합 랭킹 100위권에는 김 9단과 최 9단을 포함해 여자기사 5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기사 랭킹은 2009년 1월부터 레이팅 제도를 이용해 100위까지 공지했다. 2020년 2월부터 개정된 랭킹 제도를 도입했다. 2022년 8월부터는 범위를 확대해 전체 프로기사의 랭킹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