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에도 주장 완장을 차고 뛸 현대캐피탈의 아웃사이드 히터 허수봉(27)이 팀의 통합 2연패와 개인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허수봉은 남자 배구대표팀 일원으로 2025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까지 마친 뒤 팀의 일본 나고야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세계선수권 막바지에 당한 부상으로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새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동료들과 호흡 맞추기에 바쁘다.
허수봉은 9일 나고야 전지훈련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가 가장 힘든 일정이었던 것 같다"라면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즐겁게 (일정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선수권에서는 (세계)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보다 순위도 실력도 뛰어난 팀들과 맞붙었는데 할 수 있다는 마음도 조금 생겼다"고 돌아봤다.
허수봉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가오는 시즌도 현대캐피탈의 주장을 맡는다. 처음 주장을 맡은 지난 시즌에는 35경기(126세트)를 소화하며 574득점, 공격 성공률 54.13%를 기록했다. 득점 4위, 공격 종합과 서브 3위 등으로 현대캐피탈의 통합 우승을 진두지휘했다.
허수봉은 "감독께서 (주장을) 1년 더 하라고 하시더라. 주장에 관한 불평불만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주장한다고 했다"며 "선수들이 워낙 잘해주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책임감을 가지면서 경기력도 괜찮았다.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한 발 더 뛰려고 했던 것이 나를 성장하게 했고, 덕분에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허수봉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두 번째 자유계약(FA) 자격을 얻는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 중 한 명인 그는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허수봉은 "FA 자격을 처음 얻는 것도 아니다. 돌아보면 더 잘하려고 하는 것이 플러스가 되지 않더라"라며 "그래서 이번 시즌은 (FA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공 하나에 또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지난 시즌처럼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FA보다 통합 2연패를 더 강조한 허수봉은 "지난 시즌에 거둔 30승6패는 조금 힘들다고 본다"며 "(지난 시즌보다) 많이 패할 수 있지만 선수단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개인상은 내가 받지 못해도 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생각도 해본다"고 씩 웃었다.
끝으로 허수봉은 "이번 시즌도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조금은 있는 것 같다. 지킨다는 마음보다는 상대 팀을 존중하면서 도전자 입장으로 임해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기 레이스에서 마지막에는 우승으로 웃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