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내란·외환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던 중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구치소 안에서 명절을 맞이한 가운데 "윤 어게인"이 사라진 휑한 집회 현장이 목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일 개천절을 시작으로 연휴 기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각종 단체들이 집회를 이어갔다. 보수 성향의 자유대학과 민초결사대 등은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 '반중(反中) 집회'를 열었다. 자유대학은 동대문역 인근에서 '부정선거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이재명 구속", "윤석열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행진했고, 연신 "차이나 아웃"을 외쳤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약 6천 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 현장은 한산했다. 서울구치소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지만, 현장을 지킨 인원은 5명 안팎에 불과했다.
윤 전 대통령 시위 참가를 독려한 A씨는 전날 SNS 통해 "집회 한 칸 줄인 것도 모자라 야간엔 화장실도 잠갔다"며 "계속 인원이 이렇게 안 모이면 화장실 자체도 빼고, 집회도 없어질 수 있다. 부디 대통령님을 위해 본진(서울구치소)으로 모여달라"고 호소했다. 함께 게시된 사진에는 '대통령님, 우리가 끝까지 지키겠습니다'라는 문구와 윤 전 대통령의 환한 얼굴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이전에도 "수시로 인원 체크하며 채증해갑니다. 낮, 밤 50명 씩은 모여주세요"라며 집회를 독려한 바 있다.
또다른 윤 전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B씨는 "구치소 집회를 지킬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통일교가 자리를 노리고 있고, 경찰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명분이 사라지면 집회를 철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일당 안 주니까 안 가는 것 아니냐", "빵만 줘도 저거보단 많이 올 듯" 등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1차 공판 및 보석 심문에 직접 출석했다. 그는 "1.8평짜리 방 안에서 생존(Survive)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며 "강력범도 아닌데 방 밖으로 못 나가게 하는 것은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수감 상태로 명절을 맞으며 첫 구속 이후의 명절을 구치소 안에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