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서방진영에 반대하는 국가들의 대표들이 북한의 평양에 집결했다.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열병식 등 기념행사에 참석하기위해 평양에 모인 것이다. 참석 국가들의 면면이 지난 달 초 중국 전승기념 열병식을 연상시킨다.
중국에서는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참가했다. 중국 총리의 북한 공식 방문은 지난 2009년 10월 원자바오 당시 총리의 방북 이후 16년 만이다.
지난 2015년 북한의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 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방북한 것과 비교해도 격이 높아졌다. 시진핑 주석의 방북은 아니지만 그 아래의 리창 총리가 방북함으로써 북·중 관계를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이 방북했다. 메드베데프가 의장을 맡고 있는 통합러시아당은 러시아 내 최대 정당이다.
함께 방북한 블라디미르 야쿠셰프 통합러시아당 사무총장과 북한의 리히용 비서는 9일 회담을 마친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통합러시아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부가 나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취하는 조치들에 확고한 지지를 표시하였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집권 여당이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베트남에선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이 오는 11일까지 북한에 머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회담을 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발테르 소렌치누 브라질 공산당 전국부위원장과 녜수에 멩게 적도기니 민주당 제1부총비서 등도 북한을 방문 중이다.
북한의 열병식에는 김 위원장과 함께 중국의 2인자인 리창 총리와 러시아의 2인자인 메드베데프 부의장 등 각국의 주요 인사들이 올라 미국 등 서방진영에 반대하는 다극화 연대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반미국가들의 결속을 강조하는 연설을 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보다 직접적인 대미·대남 메시지가 포함될지 주목된다.
"우리는 비밀병기들을 새로 보유"주장…北 공개?
김 위원장은 최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비밀병기들을 새로 보유하였으며 우리의 군사적 역량을 더욱 급진적으로 도약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게 될 국방과학연구 성과들도 적지 않게 이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열병식에 김 위원장이 언급한 '비밀병기들'이 공개될지도 관심이다. 북한이 개발 중인 화성20형 ICBM이 비밀병기라는 관측도 있으나 이보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첨단 무인전력 등의 신무기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에 동행해 후계자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으나 귀국 후 한 달 이상 공개 활동을 삼갔던 딸 '주애'가 외빈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도 관전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