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최대정당, 사실상 북핵 용인…"北 국방력 강화조치 지지"

블라디미르 야쿠셰프 통합러시아당 사무총장. 연합뉴스

러시아 최대 정당 통합러시아당과 북한 조선노동당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야쿠셰프 통합러시아당 사무총장과 리히용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공동성명을 통해 "통합러시아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부가 나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취하는 조치들에 확고한 지지를 표시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최대 정당이 사실상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양측은 전 세계의 긴장 수위가 고조되는 것에 대해 "주권 국가들에 대한 비법(불법)적인 내정 간섭을 실현하려는 위험하고 비건설적인 노선을 계속 유지해보려는 서방의 침략적인 정치" 때문이라면서 사실상 미국을 성토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세력들, 파시즘과 나치스 사상의 부활, 서방이 집요하게 감행하고 있는 신(新) 식민주의적 행위들을 반대하여 투쟁하기 위한 공동의 목표에 대해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덧붙였다.

노동당은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통일러시아당은 쿠르스크주에 파병 결정을 해준 북한에 사의를 표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러시아인은 쿠르스크주에서 보여준 북한군의 영웅심을 잊지 못할 것", "서방의 명령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계 질서 구축을 옹호하고 장려해야 한다"는 내용이 공동성명에 담겼다고 전했다.

나아가 통합러시아당과 조선노동당이 고위급 관계를 더 발전하고 대표단 교류와 여러 공동 행사를 개최하는 등 소통과 유대를 강화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2018년 10월 25일 '교류와 협조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올해 2월 25일 정당 간 협력을 확대·심화하는 2025~2027년 의정서를 추가로 체결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동성명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과 조용원 노동당 비서가 평양에서 회담을 가진 뒤 체결됐다.

회담에서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조 당비서에게 북한군의 쿠르스크 파병을 언급하며 "어려운 상황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동지의 지시로 군이 우리나라를 도우러 왔다는 점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또한 우리의 형제적 우정의 기록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발전과 번영의 길을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2008~2010년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새벽 야쿠셰프 통합러시아당 사무총장 등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위해 평양에 도착했다.

이날 평양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한 그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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