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25)이 팀을 '업셋' 위기에서 구하며 토종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원태인은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WC) 2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삼성은 1승을 안고 WC에 나섰으나, 전날 WC 1차전에서 5위 NC에 1-4로 패하며 업셋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까치 총 10차례 펼쳐진 WC에서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오른 사례는 단 한 번뿐이었다. 5위 kt wiz가 4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고 유일하게 업셋에 성공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 순위가 높은 팀이 유리하다. 게다가 WC 최대 2경기는 모두 4위 팀 홈구장에서 열려 삼성은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투수들의 무덤'으로 꼽히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삼성 투수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홈플레이트부터 좌·우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KBO리그 구장 중 가장 짧아서 '타자 친화 구장'으로도 불린다.
올 시즌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맹활약한 에이스 후라도조차 가을 무대 첫 경기에선 6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원태인은 달랐다. 올 시즌 12승 4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한 그는 대구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3.03으로 더 나은 성적을 냈다. 이처럼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변함없이 뽐내며 NC 타선을 공략했다.
이날 경기는 오전부터 내린 비로 45분간 지연되는 변수가 발생했다. 경기 전 일정한 루틴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 투수에겐 악조건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NC 선발 로전은 1회에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사사구 타이기록인 4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등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다. 이에 로건은 1회부터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내주고 말았다.
원태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1회부터 150km대 직구를 꽂아넣으며 NC 타선을 윽박질렀다. 1회말 2득점 이후에는 더 힘을 내며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호투를 이어가던 6회 1사에는 박민우에게 볼넷, 데이비슨에게 사구를 허용해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원태인은 대타로 나선 박민우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처리한 뒤 이우성을 뜬공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삼성 팬들은 원태인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원태인은 모자를 벗고 팬들에게 인사하며 준PO행 티켓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