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발해서 3박 4일 동안 후쿠오카에 있다가 연휴가 끝나는 9일 복귀할 것 같아요"
추석 당일인 6일 오전 8시 대구국제공항을 찾은 신훈섭(30대·남)씨, 장소린(20대·여)씨 부부는 남은 연휴를 일본 후쿠오카에서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갓 돌이 지난 딸을 데리고 온 신씨는 "항공료가 평소보다 2.5배 차이가 났지만 모처럼 연휴를 길게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잘 없다 보니까 아기 돌이기도 해서 기념으로 여행을 가려고 한다"며 유모차에 있는 딸을 향해 웃어 보였다.
이날 대구공항은 이른 아침부터 하늘길에 나선 사람들로 북적였다. 공항 주차장은 승객들이 타고 온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공항 내 대합실 대기석도 저마다 한 손에 캐리어와 가방을 든 승객들이 빈틈없이 메우고 있었다.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와 휴대폰 유심칩을 교환하는 창구 앞에도 승객들이 줄 지어 섰다. 키오스크를 통해 체크인을 마친 승객들은 수하물 수속이 시작되자 몸집만 한 캐리어를 이끌고 모여들기 시작했고, 대기 줄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남매, 아내와 함께 공항을 찾은 김동현(40대·남)씨는 주말 동안 미리 제사를 지내고 일본 도쿄에 3박 4일 동안 머무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연휴라서 예상은 했지만 항공료가 비쌌다. 도쿄를 왕복하는 네 식구의 항공료가 250만 원~280만 원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친구끼리 공항을 찾은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북 경산에서 왔다는 강모(29·남)씨는 청주 오송에서 온 친구 정모(29·남)씨는 와 함께 3박 4일간 일본 후쿠오카에서 연휴를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강씨는 "연휴가 길다 보니까 주말에 가족들과 잠깐 보고 남은 연휴 동안 여행을 가려고 한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추석 명절에 차례를 지내던 전통을 깨고 여행을 가는 이들도 많아졌다. 연휴를 제주에서 보낼 예정이라는 이영옥(73·여)씨는 "예전에는 제사를 지냈는데 어른들 돌아가시고는 여행을 간다. 설 쇠고 바로 계획 잡아서 제주도에서 자녀들과 만나기로 했다"며 즐거움을 드러냈다.
한편 대구공항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10월 2일~10월 12일) 대구공항의 총 운항 편수는 818편, 여객 수는 13만 8895명으로 평상시(9월 4일~9월 14일)보다 운항은 17.5%, 여객 수는 36.3%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일 평균 여객 수는 1만 2627명으로 지난해 추석(1만 48명)보다 1.25배 증가했다.
연휴 기간 중 운항 편과 여객이 가장 많은 날은 연휴 시작일인 10월 3일로 운항편 수는 80편, 여객은 1만 3600여 명에 달했다.
추석 당일인 이날 운항편수와 여객은 각각 78편, 1만 3200여 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차례를 간소화하고 가족여행을 즐기는 새로운 명절 문화의 영향이 크고 이번 연휴가 특히 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연휴 기간 동안 대구에서 출발해 가장 많이 찾는 행선지는 제주로 나타났고, 대만, 다낭, 후쿠오카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