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다카이치 외교력 불투명…韓·中과의 관계 중요"

연합뉴스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예상대로 이달 중순 총리로 취임하면, 이웃 국가들과의 외교 정책이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일본 언론이 5일 보도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초래할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전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을 거머쥔 다카이치 총재가 그동안 총무상, 경제안보담당상 등을 지냈으나, 외교 분야에서는 주요 보직을 맡은 적이 없어 외교 수완이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또 '매파'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재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경계가 강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요미우리신문도 "보수파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재가 역사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 한국과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균형 있는 정치 자세를 취할 수 있는지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해 9월 총재 선거에서는 총리직에 오를 경우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번 선거 기간에는 참배 여부에 대해 "적절하게 판단하겠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는 "외교에 미칠 영향도 고려한 자세였다"면서도 "보수층의 자민당 이탈 현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재를 지지한 보수파 의원으로부터 참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강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외무성 간부는 다카이치 총재가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나설 경우 한국, 중국과 관계가 단번에 경색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중국과도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 4월 대만을 찾아 라이칭더 총통과 만났고, 대만과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중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니치는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요미우리는 "중국, 한국과 양국 관계 중요성을 배려하면서 자신의 종래 역사 인식과 어떻게 타협할 것인지가 향후 (한국, 중국과) 관계 발전을 좌우할 듯하다"고 내다봤다.

도쿄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다카이치 총재가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에 대해 "형이 집행돼 더는 죄인은 아니다"라고 언급하는 등 역사 인식에서 우려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궤도에 올린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냉각시켜서는 안 된다"며 "다카이치 총재에게 대립을 선동하지 않는 신중한 외교 자세를 요구하고자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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