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까지 파주시로 이전할 계획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일부만 먼저 보낼 임시 사무실조차 구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파주시는 경과원의 이전이 지난 2021년 최종 확정된 이후 곧바로 야당동에 부지를 확보하고 소요 예산을 책정하는 등 제반 준비를 완료했다.
그런데 경기도의 예산 확보 문제와 경과원 노조의 반대, 2년 넘게 실무협의회가 개최되지 않는 등 행정절차 지연으로 이전 사업은 답보 상태에 놓였다. 이전 부지 역시 장기간 방치돼 민원이 잇따랐다.
이에 파주시와 운정신도시연합회는 지난해 7월부터 경과원의 조속한 이전을 촉구하는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시민 2만여명의 서명부를 지난해 4월 경과원과 경기도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9월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에 경과원을 2025년까지 이전한다는 계획을 포함시켜 발표했다. 파주시의 기대가 다시금 고조된 것이다.
경과원 이전 사업비 38억원도 3개월 뒤 경기도의회 본예산 심사에서 전액 반영됐다.
경과원은 원장과 기획·인사·재무 등 주요 부서 50명 내외의 인원을 파주로 먼저 옮기기로 하고 임차할 약 200평 규모의 사무실을 물색했지만, 계약은 계속 이뤄지지 않았다.
김경일 파주시장 "여태 부지 마련하고 몇년을 참았는데 일부만…"
김경일 파주시장은 경과원이 완전 이전이 아닌 일부만 오는데 임차할 사무실조차 아직도 구하지 못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김 시장은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에서 경과원 이전에 대한 CBS노컷뉴스 기자의 질문에 "경과원은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경기도가 이렇게 나오면 안 된다"며 "파주시는 여태 부지를 마련하고 몇년을 참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시장은 "부분 이전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경과원은)관계된 연구시설부터 전부 다 파주로 이전해야 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경과원은 파주시에 운정역 주변 등 임차가 가능한 건물들의 근저당 문제, 노래방 등 공공기관인 경과원 사무실로는 사용하기 어려워 임차계약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과원, 파주시가 제안한 이전 부지에 가설 사무실 건립 검토
경과원은 파주시에 운정호수공원에 있는 가족친화형 문화체험공간인 놀이구름 건물을 이전 사무실로 임차해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파주놀이구름은 파주시에서 해당 건물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EBS 측과의 임대계약도 남아 있는 상태다.
또 파주놀이구름을 경과원의 임차 사무실로 사용하려면 내부 시설들을 대부분 철거하고 사무실로 리모델링해야 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파주시는 당초 계획된 경과원의 운정신도시 이전 A3 부지에 가설 사무실 건립을 추가로 제안했다. 이 곳에 건립하는 비용이나 기간이 오히려 적게 들고, 추후 경과원 본관의 신축 이전 건물을 건립하는 당초 목적에도 맞다고 봤기 때문이다.
파주시는 경의선 운정역 주변 상가 건물 임차까지 포함한 3가지 안 중 어떠한 결정을 해도 적극 협조하겠다며 경과원의 조속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신보도 내년 이전 전망…경기연구원만 목표한 올해 이전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신보)도 계획대로 올해 안에 남양주로 이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신보는 자체 예산 20억원을 들여 이사장실 등 본점의 핵심 부서 30여명과 남양주 지점 20여명 등 총 50여명을 먼저 남양주 다산신도시도 이전할 방침이다.
경기신보는 입주를 원하는 건물을 정했지만,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한 상태다.
경기연구원만이 목표한 올해 일부 입주할 전망이다. 경기연구원 본원 전체 150여명 가운데 30명가량은 이달 말 의정부시 신곡동 북부발전연구실이 입주한 건물에 추가로 사무실을 마련해 이전할 예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북부 대개조 프로젝트에서 발표했듯이 신축 이전이 지연될 때에는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관 대표장과 핵심 부서부터 우선 임차 이전할 것"이라며 "계획보다 조금 늦춰질 수 있지만, 연내 이전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