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외국에서"…'추석연휴' 김해공항 해외行 매년 늘어

최장 10일…해외 여행 증가 폭발
남녀노소 불문 '짧게라도 가겠다'
지난해 추석 비해 2배 넘는 수요
기간뿐 아니라 경제 여건도 영향
만차에 파업 있어 대중교통 추천

2일 김해공항. 연합뉴스

부울경 지역민들이 애용하는 김해공항에서 명절을 낀 연휴에 해외로 출국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는 이례적으로 최장 10일이나 돼 짧게든 길게든 일단 해외로 나가려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지난 2일 오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먼저 추석 연휴에 돌입한 국제선 출국장에는 시민들로 북적북적했다. 짙은 파란색의 대한민국 여권과 빳빳한 항공권을 손에 쥐고 돌아다니는 부울경 지역민들이 많이 보였다.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엄마, 28인치 대형 여행가방을 양손에 쥐고 있는 남편, 여유있게 슬리퍼를 끌고 온 30대 청년, 부모 뒤를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아이, 단체 온천 여행표를 보고 있는 60~70대 어르신 등 성별과 세대를 불문하고 한국을 잠시 떠나기로 한 것. 이례적으로 긴 10일간 추석 연휴에 국내에만 있기에는 아쉽다는 이유에서다.

경남 창원에서 온 서모(40대)씨는 "추석연휴가 기니까 5박 6일 동안 일본 나고야에 남편, 아이들 3명과 함께 간다"며 "국내에만 있기에는 아깝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해지역 직장인 백모(30대)씨는 "와이프가 오늘 근무라서 내가 먼저 출국했다가 현지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추석 연휴가 길고 아쉬우니 3박 4일로 짧게라도 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려 한다"고 했다.

이처럼 명절을 낀 연휴에 해외 여행을 가는 시민들이 매해 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추석 연휴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지난 2023년 14만 3878명, 지난해 15만 5671명, 올해 36만 408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추석 연휴가 이례적으로 길어서 짧게든 길게든 일단 나가려는 시민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2일 김해공항 주차장. 연합뉴스

연휴 기간 외에도 경제적 여유와 여행 트렌드 등이 해외 여행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추석 연휴는 5일로 2023년(6일)보다 짧았음에도 김해공항에서 해외 여행 수요는 늘었다. 참고로 올해 설 연휴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30만 2834명이었다.

김해공항 특성상 지리적으로 멀지 않아 항공기가 한번에 가는 일본이나 베트남, 몽골, 대만 등의 국가를 여행지로 선호했다. 단체 여행을 가는 울산 주민 김모(60대)씨는 "매달 돈을 조금씩 모아서 간다"며 "추석에 자식들도 봐야 하니 2박 3일로 일본 후쿠오카에 짧게 갔다가 온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직장인 김모(20대)씨는 "대자연을 만끽하려고 직장 동료들과 연차를 쓰고 7박 8일로 몽골 울란바토르에 간다"며 "현재 항공권이 90만 원인데 2개월 전에 예매해서 절반 값으로 사놨다"고 웃어보였다.

부부나 친구, 동료 등 단체가 많았지만 나홀로 여행객도 틈틈이 보였다. 김모(40대)씨는 "일본 도쿄에 해양스포츠를 하러 간다"며 "추석 연휴 10일 동안 그곳에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연휴에 김해공항 주차장은 만차가 대부분이고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공항에 가거나 인근 사설 주차장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나아 보였다. 오모(30대)씨는 "오늘 공항에 늦게 도착해 비행기를 놓쳤다"며 "다음 걸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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