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선교지 소식을 전하는 미션리포트, 오늘은 일본으로 가봅니다.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기를 맞아 일본 도쿄 릿쿄대학에 윤동주 기념 시비가 세워지고 시인의 생애 전반을 조명하는 특별 전시도 마련됩니다.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회' 공동대표인 일본성공회 유시경 신부를 통해 이번 행사의 배경과 의미, 일본 선교의 현황과 과제를 알아봅니다.
1. 윤동주 시인 80주기 특별 전시와 기념 시비의 의미는?
애석하게도 첫번째 유학지인 릿쿄대학에 2000년도 중반까지는 시인에 대한 기록도 추도 행사도 없었습니다. 2000년도에 제가 교목으로 부임해서 시인의 존재를 묻기 시작했고, 2008년이 되어서야 동경 추도회를 개최했고 '윤동주 시인 기념 릿쿄회'를 발족했습니다. 이후 정기적인 추도회, 명예졸업장, 윤동주 장학금, 시비 건립, 후세에 대한 교육 등을 대학 당국에 제안해왔습니다. 이번에 개교 1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시비 건립과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릿쿄대학에 재적했던 시인의 생애를 기리고, 학생들을 군국주의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던 반성을 담아서 시인을 기린다는 점에서 아주 의미가 큽니다. 일본의 민간단체가 주체적으로 결정했다는 의미가 있고, 최근 군마현의 강제연행 기념비가 철거되는 등의 상황에서 전후 80년이 되는 해에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2. 일본 사회에서 윤동주의 활동이 주목 받는 이유는?
제일 큰 이유는 작품 자체가 지니는 호소력이랄까요. 작품 속에 담긴 시대와 삶에 대한 고뇌, 인간적인 망설임과 방황, 부끄러움 등이 시대를 넘어서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번역하고 알린 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작품 자체가 지니는 보편적인 감성과 시대와 인간에 대한 통찰이 일본인들에게도 공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동주 시인 영웅화가 목표가 아닙니다. 윤동주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는 것이 출발점이지만, 동시에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청년 희생자들을 기억하자는 것이 의미가 되겠습니다.
3. 일본 현지 교회와 선교 상황은?
제가 일본 교회 전체를 평가할 위치는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아마 제일 큰 문제는 2040년 문제가 있습니다. 고령화가 정점에 달하고 생산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사회보장 비용이 증대되고 인프라가 노후화되는 복합적으로 문제가 집중되는 시기인데요. 사회적인 곤란은 교회에도 직격탄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저는 다문화 다민족 공생 사회라는 목표가 하나의 대안이리라 생각합니다.
4. 일본을 위한 기도제목은?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많은 일본인들을 혐오의 길로 이끌고 있습니다. 재일 한국인에 대한 혐오 현상은 많이 가라앉았지만 또 다른 혐오 대상을 찾고 있고 그 사람들에게 분노와 혐오의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는데 좋은 방향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에너지가 모아질 수 있도록 앞장서서 리드하는 역할을 교회가 해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일본 사회가 아직도 역사적인 반성과 속죄보다는 과거를 숨기고 미래에 기대는 어긋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교회가 진실을 말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양심의 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차별 받는 사람들을 위한 후원자, 지원자가 될 수 있도록 일본 교회를 위해서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더 나아가 한국 교회가 일본 교회를 작고 부족하고 열등한 교회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그런 우월적인 선교론으로 단기선교를 오지 마시고 진정 일본 교회가 주체가 되도록 한국교회가 도우미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