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이냐 애니냐, 행복한 고민이네…추석 연휴 극장서 뭐 볼까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어쩔수가없다' 포스터. 각 사 제공

세계적인 거장의 영화와 한국과 일본의 대결까지 펼쳐질 애니메이션까지 여느 때보다 긴 추석 연휴를 위한 다양한 작품이 관객들과 극장에서 만날 예정이다.
 

거장 자파르 파나히에 칸 황금종려상 안긴 '그저 사고였을 뿐'

 
현존하는 유일한 '트리플 크라운'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걸작 '그저 사고였을 뿐'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던 '바히드'가 자신을 지옥으로 이끌었던 남자를 어떤 소리로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복수극이다.
 
'그저 사고였을 뿐'은 제78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선정작으로, 공개 이후 해외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최고작" "자파르 파나히의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등의 극찬을 받으며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수상으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써클, 2000년)과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택시, 2015년)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 석권이라는 '트리플 크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이 기록을 달성한 감독은 영화 역사상 네 명뿐으로, 현존하는 감독 중엔 자파르 파나히가 유일하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7개월간의 수감 생활 동안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그들의 목소리와 기억을 토대로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만들었다. 한 남자가 자신을 고문했던 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은 단순하면서도 충격적인 상황은 관객을 곧장 복수와 정의, 분노와 용서 사이의 격렬한 갈등으로 끌어들인다.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각 사 제공
 

PTA의 첫 블록버스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펀치 드렁크 러브' '팬텀 스레드' '데어 윌 비 블러드' 등을 연출하며 시네필들의 사랑을 받는 'PTA'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생애 첫 블록버스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로 국내 팬들을 찾아왔다.
 
북미 개봉과 동시에 주말 박스오피스 1위,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역대 필모그래피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경신하면서 흥행 질주를 시작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은 과거를 뒤로 하고 망가진 삶을 살던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자신의 딸을 납치한 16년 전의 숙적 스티븐 J. 록조(숀 펜)를 쫓는 추격 블록버스터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놓칠 수 없는 장면 중 하나는 물결처럼 굽이치는 구간이 연속되는 캘리포니아주 안자 보레고 사막 주립공원 도로 근처에서 촬영된 클라이맥스 카체이싱이다. 대부분 스턴트와 CGI 없이 치밀한 계산을 통해 구현됐으며, 차선 변경 하나 없이 단 세 대의 자동차로 숨 막히는 자동차 추격전을 완성해 냈다.
 
여기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숀 펜, 베니시오 델 토로, 레지나 홀, 테야나 테일러, 체이스 인피니티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주목 받는 배우들이 전형성을 벗어난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을 그려내며 몰입을 높인다.
 

'칸느 박'의 블랙 코미디 '어쩔수가없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박찬욱 감독의 블랙 코미디 '어쩔수가없다' 역시 추석 연휴 극장가를 책임진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띄어쓰기하지 않은 제목에 관해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은 '어쩔 수가 없다'를 하나의 단어나 감탄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 어쩔수가없다' 이렇게 한달음에 발음해 버리곤 한다"며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지금의 표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쩔수가없다'는 박 감독의 전작 '헤어질 결심'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이 시라면 '어쩔수가없다'는 산문"이라며 "'헤어질 결심'은 여성성, '어쩔수가없다'는 남성성을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포스터. 각 사 제공

네이버 평점 9.98 웹툰의 재탄생 '연의 편지'

 
연재 당시 네이버 평점 9.98의 높은 평점으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동명 웹툰을 스크린으로 옮긴 '연의 편지'(감독 김용환)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세 속 도전장을 내밀었다.
 
'연의 편지'는 책상 서랍에서 우연히 의문의 편지를 발견하게 된 전학생 소리가 편지 속 힌트로 이어지는 다음 편지들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로,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입증받았다.
 
세계적인 화제작 '스즈메의 문단속' '날씨의 아이' '너의 이름은.' 등을 제작한 코믹스웨이브필름의 해외사업을 총괄해 온 카즈키 스나미 프로듀서는 지난 부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본 '연의 편지'를 보고 일본 배급에 적극적으로 힘썼다.
 
그는 "지난 20년간 본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중 가장 재미있다. 원작을 모르더라도, 애니메이션 자체로 뛰어난 완성도 덕분에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국의 풍경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국민 IP '달려라 하니', 40년 만에 '나쁜계집애'로 귀환

 
국민 애니메이션 '달려라 하니'의 40주년 기념작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감독 허정수)도 7일부터 추석 극장가에 뛰어든다.
 
이번 영화에서는 악역으로만 알려졌던 나애리의 서사를 본격적으로 조명하며, 캐릭터 간의 갈등과 성장을 다이내믹하게 담아낸다. 또한 강남, 이태원, 홍대 등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S런' 경기를 통해 청춘의 열정과 짜릿한 레이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여기에 음악 감독을 맡은 노브레인의 황현성을 필두로 터치드의 윤민, 류수정이 참여한 OST와 강시현, 정혜원, 이새벽, 홍범기, 김현욱, 이상호 등 대한민국 대표 성우진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원작자인 이진주 작가는 "만화 연재와 TV 애니메이션을 거쳐 극장판으로 선보이는 것이 꿈이었다"며 "늘 미안했던 나애리에게 이제야 빚을 갚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용기와 서로를 감싸는 우정, 그리고 세상을 아우르는 사랑의 메시지가 전 세대 관객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스틸컷. 각 사 제공
 

승승장구 일본 애니 기세 이을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극장판 귀멸의 칼날' 등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을 이어갈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감독 요시하라 타츠야)의 기세 역시 위협적이다.
 
전기톱 악마 포치타와의 계약으로 체인소 맨이 된 소년 덴지와 정체불명의 소녀 레제의 폭발적인 만남을 그린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은 무엇보다 화려한 영상미와 박진감 넘치는 광기의 액션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MAPPA의 기술력으로 구현된 다이내믹한 액션 시퀀스는 대형 스크린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극장 사운드와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며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OST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인기 아티스트 요네즈 켄시가 참여한 오프닝 테마곡 '아이리스 아웃'(IRIS OUT)은 강렬한 팝 멜로디와 랩 비트 사운드로 달콤한 사랑과 잔혹한 세계관의 이중성을 담아냈다.
 
CGV의 아이맥스, 메가박스의 돌비 시네마 등 특별관 포맷을 통해 더욱 극대화되는 영화적 체험 역시 이 작품의 매력이다. 도시를 휩쓰는 태풍의 악마의 등장을 시작으로, 전기톱 악마와 폭탄의 악마가 맞대결까지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액션은 특별관 포맷에서 더욱 강렬하게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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