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구속 기한 만료를 앞둔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 대해 추석 연휴인 4일 조사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총재는 이날 오후 2시 소환을 통보받았으나 건강상 이유를 들어 오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특검은 추석 연휴인 오는 4일 재소환을 통보했다. 한 총재의 구속 기한이 오는 12일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조사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한 총재는 구속 전에도 건강 악화를 이유로 세 차례나 특검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한 총재는 같은 사건에 연루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되자 곧바로 자진해서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한 총재는 구속 이후에도 특검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한 총재는 김건희씨에 샤넬 가방 등 총 8천여만원 상당 명품 선물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각각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김건희씨 선물 비용을 통일교 교단 재산으로 비용 처리해 횡령 혐의도 받고 있으며, 과거 해외 원정 도박에 나섰다는 의혹도 있다. 아울러 권성동 의원에게 금품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특검은 이날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불법정치자금 약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기소했다. 특검은 권 의원을 기소하면서 한 총재와 권 의원에 대한 혐의에 대한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추가 의혹 등 나머지 특검법상 수사대상 사건과 관련 공범에 대하여 계속 수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 총재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특검은 한 총재의 구속 기한 만료 시점을 앞두고 특정된 혐의들로 우선 기소한 뒤 추가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특검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도 정치자금법 위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김 전 부장검사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제공 의혹과 관련해 사인인 김건희씨에 뇌물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는데,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해선 아직까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기소했다.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등 추가 수사를 통해 김 전 부장검사의 혐의가 뇌물 혐의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특검은 이날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업무 담당자였던 국토교통부 김모 서기관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금거북이 의혹 관련한 조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특검은 오는 13일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첫 소환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음날인 14일에는 이씨의 국가교육위원장 당시 비서인 박모씨에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특검은 지난달 박씨의 사무실 및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압수물을 분석한 바 있다. 특검은 이들을 토대로 금품 전달 경위와 김건희씨와의 관계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