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군의날인 1일 군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강력한 '자주국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상병 사건' 당시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겐 직접 훈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3군(軍) 지휘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하며 6·25 전쟁 당시 간호장교였던 95세 이종선씨와 해군 UDT 하사로 전역한 산악인 엄홍길씨 등 국민대표 7명과 동반 입장했다. 국민대표는 유공 여부와 사회 기여 등을 고려해 내부 심의를 통해 선정됐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군의날 기념식에 국민대표들과 함께한 것은 군 통수권자로서 12·3 계엄 사태를 극복하고 군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불법 계엄의 잔재를 청산하고 헌법을 수호하는 군대를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단상 뒷벽에도 '국민과 함께하는 선진강군'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 전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함께 열병 차량에 올라 연병장을 한 바퀴 돌며 도열한 군을 사열했다. 부대별로 사열할 때마다 이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거수경례로 화답했다. 이어 '한국형 3축 체계' 핵심 전력기술이 적용된 무기 체계,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 등을 둘러봤다.
이후 이 대통령은 해병대 '채상병 사건' 당시 상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온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이 훈장증을 건네고 가슴에 훈장을 달아주자 박 단장은 거수경례하며 "충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사에 나선 이 대통령은 "우리 국방력에 대한 자부심과 굳건한 믿음에 기초해 강력한 자주국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전시작전통제권을 회복해 대한민국이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관련해 대통령실은 기념사의 핵심이 '자주국방 선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작권 전환이 아닌 회복이라고 표현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께서 회복이라는 단어 표현을 사용하기로 하고 직접 수정한 대목"이라며 "보통 환수라고 하면 위치 변경에 방점이 있는데 회복은 원래 상태로 되돌린다, 되돌아갈 원래 위치가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단어"라고 설명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전작권 환수를 언급한 배경에 대해서는 "대통령 되기에 앞서서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어 원래 갖고 있었던 소신이라고 보면 된다"며 "소위 말하는 데드라인(시한)을 말씀드리긴 이른 시점"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 후 군의 태권도 및 소형 무장헬기 조종 전술 시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비행 등을 지켜본 뒤 국민대표 및 군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에는 국민대표 77인을 비롯해 국군장병과 군무원, 참전 유공자 등 총 540명이 참석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주국방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