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특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범인도피 의혹 수사와 관련해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1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 전 비서관을 범인도피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대통령실 인사 임명 관련 사무를 총괄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임명한 배경과 인사 검증 추진 경위, 법무부·외교부 등에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지난 8월 초 이 전 비서관의 차량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 47분쯤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이종섭 장관의 호주대사 내정은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였나', '이 장관이 공수처에 고발된 걸 알면서 내정한 건 문제 된다고 생각 안 했나', '대통령이 이 장관 임명 절차를 보고받았나' 등 질의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전 비서관은 "들어가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이 전 비서관은 대표적인 친윤 검사로 꼽힌다.
특검팀은 오는 2일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개신교계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극동방송 김장환 이사장(목사)와 한기붕 전 사장의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들에 대해 여러 차례 소환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해병특검은 개정된 특검법에 따라 수사 인력 13명 추가 파견을 소속 부처에 요청했다. 이들은 이르면 오는 2일부터 근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검팀은 필요시 추가 증원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13명 중 4명은 검찰(검사 2명) 소속이며 경찰 4명, 공수처·군사경찰 각각 2명, 국가인권위원회 1명이다. 13명 모두를 파견받을 경우 특검팀 총 인원은 120명 정도가 된다.
전날 김건희 특검에 파견된 검사 전원이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복귀시켜 달라고 집단적으로 반발했지만 순직해병 특검에 파견된 검사와 검찰 수사관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특검보는 "저희는 특별히 검사들이 집단적으로 의견 내거나 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