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韓 민주화‧산업화 성공에는 군 입대 경험도 원동력"

"군인은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치는 사람"…급여체계 개선 등 軍 기 살리기 검토
9.19합의 복원과 관련, "北과 담을 쌓을 수는 없다"면서도 한미훈련 축소에는 신중
군 개혁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주한미군 감축론엔 "들어본 바 없다"
K-방산에 낙관적 전망…실전 능력 등 미뤄 폴란드 잠수함 사업 수주 승산 있어

안규백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우리가 민주화와 산업화에 동시에 성공한 근저에는 60만 대군이 집단생활을 하면서 질서, 규범, 예의 등을 배운 것이 원동력이자 원천이 됐다"며 군 의무복무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국군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출입기자단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우리 장병들에게 우리 선배들이 (실천했던) 사회생활의 시작, 공백기가 아닌 인생을 채우는 과정이라는 점을 교육시켜 나갈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필 끝에 지우개를 단 것은 사람이 실수를 한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라는 비유를 들며 "군은 사기를 먹고 발전한다. 소소한 문제를 가지고 미주알고주알 문제 삼고 몸살 앓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인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이라면서, 병사 봉급 인상 등으로 인한 초급간부들의 상대적 박탈감 해소를 위한 급여체계 개선 등 대책을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안 장관은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의 추진 필요성에 대해서는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다소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다만 9.19 합의는 '파기'가 아니라 '잠정 중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 변화 등을 근거로 "9.19 합의를 다시 환원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북한과 담을 쌓을 수는 없다. 우리가 북한을 바라보는 눈은 두 가지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축소 여부와 관련해 "저쪽(북한)도 중지하면 모르는데 (우리가 일방적으로 중지할 수는 없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군인은 정기적 교육훈련을 통해 기량을 연마하고 감각을 익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그는 최근 해병대 서북도서 포사격 훈련이 예년과 비슷하게 실시된 것에 대해 "제가 승인했다"면서 단계적으로 수위를 낮출 순 있어도 일방적으로 멈출 수는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군 개혁 성과가 기대에 다소 못 미치고 속도감도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며 우직하고 일관된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주요 직위자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빠른 것보다 중요한 것은 확실하면서 절차와 과정을 잘 밟고, 한 명이라도 불이익이나 안타까운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 장관이 인사권도 온전히 행사하지 못한다고 하는 등 일각의 자리 흔들기식 주장을 의식한 듯 "각군 총장 임명을 제가 했지 누가 했겠나"라고 반문하는 등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안 장관은 국군방첩사령부 해편 문제와 관련해 "제도가 완벽해도 운용하는 사람 자체가 잘못하면 제도는 무용지물"이라고 했고, 국군정보사령부 개혁과 관련해서도 국방부 정보본부장과 합참 정보본부장 겸임을 분리하는 등 대대적 개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미국 조야에서 간헐적으로 거론되는 주한미군 감축‧철수론과 관련해 "미측 군 수뇌부나 상하원 의원들의 일관된 얘기는, 주한미군 철수나 축소 얘기는 한번도 들어본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은 한반도의 좁은 땅에 (무려) 3000만평을 깔고 있다"며 "이 문제(감군‧철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있을 수 없고, 또 한미 간에 그런 것들을 논의한 바도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다만 "대한민국이 첨단 군사 분야를 빼고는 재래식 전력에선 미국보다 앞서가는 것도 많다"며 자주국방 태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핵을 막기 위해서는 고위력 미사일이나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밤에 자면서도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세계 4대 방산 대국 진입을 목표로 한 'K-방산' 육성에 대해서도 신중하지만 낙관적 전망을 밝혔다. 
 
그는 특히 대형 잠수함 수주 프로젝트인 폴란드 '오르카'(Orka) 사업과 관련해 우리 잠수함의 잠항 능력이 20여일에 이르고 북한과 상시 대치하는 실전 운용 능력 등을 토대로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오는 11월 중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를 계기로 방한해 오르카 사업과 관련한 협의를 진전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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