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D-30'…천년고도 경주, 세계 중심 이끈다

'천년 고도' 넘어 글로벌 도시 도약…시민 만족도 사상 최고
경제·관광·복지 아우른 10대 비전 발표, 포스트 APEC '청사진'
경주, APEC 정상회의서 인류가 함께 나아갈 길 모색

'2025 APEC 정상회의' 주 회의장으로 사용하는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 전경. 경주시 제공

2025년 10월, 천년고도 경주에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다. 경주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단순한 국제행사가 아닌 도시의 미래 발전 전략을 세계에 선보이는 무대로 삼고 있다.

신라의 천년 고도를 넘어 글로벌 국제도시로 도약하려는 경주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을 살펴본다.

 

경주 APEC, 세계 담론의 중심 무대 '부상'

지난 10년간 APEC 의제는 세계가 고민하는 다양한 화두를 반영해 왔다.
 
2014년 베이징의 '파트너십을 통한 미래 형성'을 시작으로 2015년 마닐라의 '포용적 경제', 2016년 리마의 '질적 성장', 2017년 다낭의 '새로운 역동성', 팬데믹 시기의 '공동 번영과 연대', 2022년 방콕의 '개방·연결·균형', 2023년 샌프란시스코의 '지속가능한 미래', 2024년 리마의 '역량 강화·포용·성장'까지 이어진 주제는 세계 담론의 변화를 보여준다.

'더 크게, 더 빨리'에서 '더 함께, 더 오래'로 방향이 이동한 것이다.
 
그리고 여정의 종착점은 바로 2025년 경주이다. 올해 APEC 정상회의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연결, 혁신, 번영'으로 정해졌다.
 
이는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경주가 인류 공동 번영의 길을 함께 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열린 경주 벚꽃마라톤대회. 경주시 제공

경주, '천년 고도' 넘어 국제회의 도시 '도약'

경주는 오랫동안 '천년 고도'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그 수식어는 더 이상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는다.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는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회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5만 시민의 염원 속에서 이뤄낸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는 상징적 결실이다.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를 통해 경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역사 도시'에서 '국제회의 도시' 경주로의 인식 전환을 꾀하며, 확충한 인프라는 도시 자산으로 활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방침이다.

경주는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연간 47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황리단길은 전국 최고 인기 관광지로 부상했다. 신농업혁신타운, 어촌뉴딜, 황금대교 개통, 도시재생사업 등 주요 현안 사업도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균형발전에 힘을 보탰다.
 
또한 한국메니페스토 공약이행평가에서 5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고,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도 3년 연속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대외 평가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으며 행정 신뢰를 높였다.
 
이러한 변화는 경주가 단순한 '역사 도시'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시민 모두의 힘을 모아 한 치의 부족함 없는 APEC 정상회의를 치르겠다"며 "APEC 레거시를 기반으로 글로벌 국제도시 위상을 공고히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시민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인 '경주 APEC 시민대학' 개강식. 경주시 제공

시민 만족도 '78.6%'…역대 최고 기록

경주의 변화는 여론조사 결과로도 확인된다.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지난 8월 4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한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78.6%가 시정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2019년 50.7%와 비교해 무려 27.9%p나 오른 수치다.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긍정 응답은 83.4%로 지난해보다 3.4%p, 2019년과 비교하면 26.4%p 상승했다. 시정 활동 인지도 역시 71.0%를 기록하며 2019년 대비 26%p 높아져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민들이 꼽은 기대 사업은 경주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19.7%), 동천~황성 천년숲길 조성(15.6%), 복합문화도서관 및 시립미술관 건립(12.4%), SMR 국가산단 조성(12.3%) 등이 대표적이다.
 
APEC 정상회의에 대한 인식은 더욱 긍정적이다. 응답자의 92.1%가 '유치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92.4%는 '경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시민들이 국제행사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 성장의 동력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주낙영 경주시장이 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시민이 바라는 미래, 시정 비전과 맞닿다

이번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시민들이 향후 도시 비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52.8%)을 가장 많이 꼽았다는 것이다. 이어 역사·문화·관광 인프라 확충(23.1%), 보건·복지 강화(7.4%), 교통망 기반의 혁신도시 건설(6.4%)이 뒤를 이었다.
 
세부 과제를 보면 청년 창업 및 일자리 지원(30.2%), 기업 투자유치(24.7%), 전통시장·소상공인 지원(21.9%), 관광 인프라 확충(18.4%)이 주로 제시됐다. 복지 분야에서는 노인복지 개선(30.0%), 여성친화도시 정책 확대(29.4%), 청소년 진로상담 및 방과후 지원(15.5%)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이 같은 응답은 곧 시민이 바라는 도시의 미래가 시정 비전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경주가 내세운 '더 큰 경주, 더 나은 미래'라는 구호가 단순한 행정 수사가 아니라, 시민의 눈높이와 기대를 반영한 약속임을 방증한다.
주낙영 경주시장이 지난 7월 외동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 착공식에서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경주시 제공

APEC 이후, 경주의 미래 전략 '관심'

그렇다면 APEC 정상회의 이후 경주는 어디를 향해야 할까. 그 답은 경주시가 발표한 '2026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10대 비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포스트 APEC 추진'이다. APEC 기념공원과 문화의 전당을 조성하고, 보문관광단지 리노베이션과 신라역사문화 대공원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든다. 또 경주국제역사문화포럼과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차총회 유치에도 행정력을 모은다.
 
둘째는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관광도시 부상'이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14곳 복원·정비, 월성해자 복원, 금관총 전시공간 개관,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건립, 경주 읍성 정비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셋째는 '세계 100대 관광도시 진입'이다. 보문관광단지 리모델링, 반려동물 테마파크, 워케이션 빌리지 조성 등을 통해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
 
넷째는 '차세대 원전·미래차 산업 혁신 거점'이다. 문무대왕 과학연구소, SMR 국가산단, e-모빌리티 연구단지, 첨단소재 가공센터 조성으로 과학도시 기반을 다진다.
 
이 밖에도 △좋은 일자리 창출과 중소상공인 지원 △가족 돌봄과 행복도시 조성 △젊은이가 살고 싶은 도시환경 조성 △사통팔달 도로 인프라 확충 등 남은 비전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과거 신라 수도 서라벌을 재현한 신라왕경도. 경주시 제공

천년의 울림, 미래로 향한다

APEC 정상회의는 경주에게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신라 천년의 유산 위에서 세계 정상들이 모여 '지속가능한 내일'을 논의하는 순간, 경주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글로벌 플랫폼 도시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10월 말, 경주는 인류 공동 번영의 새로운 담론을 열어가는 세계적 무대가 된다. 천년 고도의 울림은 이제, 지속가능한 미래로 이어지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정상회의를 사상 최고의 행사로 개최해 경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소통과 협력으로 중단 없는 경주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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