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 종전안에…하마스는 일단 신중, 팔 자치정부 '환영'

공동 기자회견을 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전쟁 종식 계획을 공식 발표하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이를 환영하며 이행 의지를 밝혔다. 반면 가자지구 전쟁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아직 문서를 받지 못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CNN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전쟁을 종식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성 있고 단호한 노력을 환영하며, 그가 평화를 향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다원주의와 평화적 권력 이양에 헌신하는 현대적·민주적·비군사회된 팔레스타인 국가를 원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새 총선 실시와 무장 세력 가족에 대한 보조금 제도 폐지 등 개혁 조치도 약속했다.
 
하마스 지도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하마스 당국자 마흐무드 마르다위는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 직후 알자지라 방송에 "문서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중재국인 카타르와 이집트가 합의안을 전달하자 로이터와 AP통신 등에 "성실히, 선의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가자 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공개했다. 20개 원칙으로 구성된 이번 구상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개혁을 거쳐 가자지구로 복귀하고, 이를 통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이스라엘은 이 계획에 동의했다"며 "하마스만 남았다. 다른 모든 이들은 이미 받아들였고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렇지 않다면 네타냐후 총리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지원을 얻게 될 것"이라며 "하마스가 이 지역 위협의 근원임을 모두 알고 있다"고 경고했다.
 
무장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소속원. 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공동 기자회견에서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하마스가 이 같은 구상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합의안이 시행될 경우 하마스는 가자지구 통제권을 잃게 된다. 계획 이행 과정에서 지하터널망, 무기저장소 등 기반시설 역시 유지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가자지구에서 세력을 다져온 하마스로서는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편 또 다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PIJ 지도자 지아드 알나칼라는 성명을 통해 "이 계획은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미국을 통해 강제로 관철하려는 시도"라며 "분쟁을 종식하기는커녕 새로운 긴장을 불러와 중동 전역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선언을 이 지역을 불태울 수 있는 공식으로 본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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