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망 훼손에 나경원 "中무비자, 연기하라"…고민정 "망상"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왼쪽),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류영주·윤창원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난 불로 정부 전산망 일부가 작동을 멈춘 가운데,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돌연 이를 계기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遊客) 무비자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현재 자국민 신원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이 대거 유입되면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거대 망상에 빠진 극우 인사, 인종차별을 기반으로 한 극우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 의원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번 화재로 보안·행정 전산망이 심각하게 훼손, 국가 행정망을 통해 자국민의 신원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돌연 "앞으로 수십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 입국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민 불안과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전산 복구, 개인정보 보호, 신원 확인, 보안 대책 등 철저한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작을 연기할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오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 이른바 '유커(遊客)'들의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다는 점을 언급한 것. 국내 관광업계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입국에 관광 업계와 상인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 국경절 연휴와 맞물려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반면 극우단체들은 최근 서울 명동을 포함한 도심에서 중국인 입국을 막으라며 '반중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커지자 인근 상인들의 반발을 불렀고, 결국 경찰이 통제에 나선 상황. 이런 가운데 이번엔 나 의원이 일각의 중국 혐오 정서에 기대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막으라고 주장한 것이다.

나 의원의 이같은 무리한 주장에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거대 망상에 빠진 극우 인사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의원은 "중국인이든, 미국인이든, 우리 국민이든 범죄를 일으킨 자들에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나 의원이 특정 국민을 불안 요소로 지적하는 것을 보며 그의 머릿속이 궁금해졌다.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를 기반으로 한 극우의 전형이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에서는 약자들을 조롱하고 혐오하는 발언이 일상처럼 번져가고 있다"며 "국힘은 그들의 숙주가 돼 다수의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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