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역사 부국제 첫 대상 주인공은 장률 '루오무의 황혼'[30th BIFF]

영화 '루오무의 황혼'의 장률 감독이 26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대상을 수상한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30년 역사상 최초로 신설된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대상의 트로피는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에 돌아갔다.
 
2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경쟁부문 '부산 어워드'와 뉴 커런츠상, 비프메세나상, 선재상 수상 결과가 발표됐다.
 
영예의 대상은 세계적인 거장 장률 감독의 열다섯 번째 작품이자, 중국으로 귀환해 찍은 세 번째 영화 '루오무의 황혼'이 가져갔다. 이번 대상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정해졌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장률 감독은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 20년 후에 제가 다시 이 무대에 서게 됐다"며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부산국제영화제 100주년에도 저는 이 무대에 서 있을 거다. 나 아직 젊고, 몸도 건강하다"고 감동적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 참여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에게 감사하다. 내 모든 동료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한 뒤 "항상 부산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루오무의 황혼'은 3년 전 홀연 사라진 남자친구 왕에게 엽서 한 장을 받은 바이가 그 엽서에 담긴 중국 남서부의 작은 마을 루오무에 도착해 곳곳에서 옛사랑의 흔적들을 발견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소 혹은 공간에 대한 탐구를 계속해 온 장률 감독은 우연히 머물게 된 쓰촨성 어메이산 기슭의 고대 도시 루오무에서 '루오무의 황혼'에 대한 영감을 떠올렸고, 9일간 100% 현지 올 로케이션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감독상의 영광은 영화 '소녀'로 감독으로 데뷔한 배우 서기가 안게 됐다. 서기는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밀레니엄 맘보'(2001), '쓰리 타임즈'(2005), '자객 섭은낭'(2015) 등에 출연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또한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베니스영화제에서 모두 심사위원을 맡은 최초의 대만 배우이기도 하다. '소녀'는 첫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베니스영화제, 토론토영화제에 초청됐다.
 
서기는 "이 자리에 계신 모두 훌륭한 작품을 창작했지만, 나게 좀 더 행운이 있었던 것 같다"며 "나의 작품을 통해 마음속 상처를 입은 모든 소녀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용감하게 집 밖을 나서서 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십시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배우 겸 감독 서기와 예쥐펑 프로듀서가 26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충충'의 한창록 감독은 심사위원 특별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창록 감독은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만으로 영광스러운데, 상까지 받게 돼서 꿈만 같은 시간인 것 같다"며 "이렇게 완성할 수 있었던 건 능력 있는 스태프, 훌륭한 배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첫 배우상의 영예는 '지우러 가는 길'의 이지원과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의 키타무라 타쿠미, 아야노 고, 하야시 유타에게 돌아갔다.
 
이지원은 "너무 떨린다. 오늘 아버지가 '지원아. 사람 일 모른다. 수상 소감을 준비해라'라고 하셨다. 앞으로 아버지 말씀 잘 듣겠다"고 재치 있게 시작했다. 이어 부모님과 유재인 감독,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서 멋진 사람, 멋진 배우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야시 유타 역시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우리 이야기, 세 명의 배우에게 이러한 감명 깊은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이 특별한 감정은 일본에 돌아가서 세 명이 마음껏 즐기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부산 어워드 예술공헌상은 '광야시대'의 미술 감독 류창, 투난이 받았다. 이어 △뉴 커런츠상 '지우러 가는 길'(감독 유재인) △비프메세나상(한국) '이슬이 온다'(감독 주로미, 김태일) △비프메세나상(아시아) '노래하는 황새 깃털'(감독 헤멘 칼레디) △비프메세나상(특별 언급) '이어달리기'(감독 고효주) △선재상(한국)'비 오는 날 소리는 더 크게 들린다'(감독 김상윤) △선재상(아시아) '마음이 열리는 시간'(감독 왕한쉬안) △선재상(특별 언급) '명암의 벌레'(감독 가와조에 아야)가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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