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나는 LG 트윈스가 추격하는 한화 이글스의 희비는 지난 25일 크게 엇갈렸다. LG는 7연속 사사구, 6연속 밀어내기 실점을 허용한 창원 악몽에서 벗어나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반면, 갈 길 바쁜 한화는 결정적인 수비 실수로 고개를 숙였다.
이제 1-2위 간 격차는 3.5경기로 벌어졌고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는 3으로 줄었다. LG가 한국시리즈 직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가운데 한화에게는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26일부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운명의 3연전이다.
한화는 올해 대전에서 LG에 패한 적이 없다. 잠실에서는 2승 7패로 주춤했지만 대전에서만큼은 3승 1무로 강했다. 만약 한화가 대전 3연전을 독식한다면 선두 경쟁이 정규리그 마지막 순간까지 갈 수도 있다.
그래도 LG가 더 유리하다. 매직넘버는 LG가 이기면 줄고 2위 한화가 져도 줄어든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대전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도 있다.
절박한 마음으로 3연전에 임하는 한화의 선봉장은 류현진이다. 지금까지 LG의 천적으로 군림했던 베테랑이다. 류현진이 KBO 리그에서 쌓은 통산 117승 중 24승을 LG전에서 기록했다. 20%가 넘는 비율이다. 올해도 LG를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95로 잘 던졌다.
현재 9승 7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 중인 류현진이 만약 한화를 승리로 이끌고 시즌 10승을 달성한다면 구단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다. 코디 폰세(17승), 라이언 와이스(16승), 문동주(11승)에 이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4명의 10승 투수가 완성되는 것이다.
한화는 1992년 10승 투수 4명을 배출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구원승이 많이 포함돼 있었다.
LG는 요니 치리노스로 맞선다. 올해 13승 4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든든하게 지켰던 외국인 투수다. 한화를 상대로는 2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지난 4월 30일 대전에서 등판해 6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승패없이 물러난 바 있다.
올 시즌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을 앞세워 상위권 경쟁을 펼치는 두 팀답게 이번 3연전에 정상급 선발투수들이 대거 등판할 예정이다.
LG는 치리노스에 이어 앤더스 톨허스트, 임찬규를 차례로 내세운다. 한화는 주말 2경기에 문동주와 코디 폰세를 등판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