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말라 시작한 턱걸이, 이제는 11707개 '지구 1등'" [인터뷰]

24시간 동안 11707개, 무수면으로
특수부대 입대 후 '한 분야서 1등해보자' 각오
왜소한 체격 극복하고자 시작한 턱걸이
힘들 때 들었던 노래? 윤도현의 '흰수염고래'
"가치없는 도전은 없다, 무조건 배움 있을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요한 (제707특수임무단 출신 예비역 대위)
 
◇ 김현정> 오늘 금요일 화제의 인터뷰는 세계 신기록 보유자를 한번 만나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턱걸이 몇 개나 하세요? 저는 솔직히 1개도 힘든데 이분은 24시간 동안 무려 1만 1707개를 해낸 분입니다. 특전사 출신 예비역 대위 오요한 씨인데요. 올해 24시간 최다 턱걸이로 기네스북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여러 번의 고비도 있었다는데 자신과의 싸움을 어떻게 이겨낸 건지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오요한 씨, 어서 오십시오.
 
◆ 오요한> 반갑습니다.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오요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우선 우리 청취자들께 자기소개 한번 해 주시겠어요? 이쪽 카메라 보시면서.
 
◆ 오요한> 안녕하십니까? 저는 707 특수임무단에서 대위로 전역했고 현재는 24시간 턱걸이 기네스 기록 보유자인 오요한입니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어머나, 세상에. 지금 라디오로 보시는 분들은 왜 김현정이 갑자기 어머나, 세상에를 하나 하셨을 텐데 한 번만 다시 보여주시겠어요? 지금 그 팔 근육을 올려서 카메라에, 뽀빠이가 생각이 납니다. 지금 저 울퉁불퉁한 팔 근육, 그러니까 기네스 기록을 세우신 게 언제죠?
 

◆ 오요한> 기네스 기록을 세운 거는 24년도 9월에 기록을 세웠고 등재되는 과정이 조금 절차가 복잡해서 25년도 6월에 공식적으로 등재가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그런데 최근에 이 사실이 세상에 공개가 되면서 화제의 인물이 되신 거예요. 혼자 집에서 나 턱걸이 많이 했어요. 한다고 해서 기네스에서 등재해 주는 건 아닐 테고 어떤 이 진행 과정, 어떤 절차가 있습니까?
 
◆ 오요한> 기네스 공식 홈페이지에 신청 절차를 넣고 나서 그다음에 심판 4명이 필요해요. 24시간 동안 2명 2명씩 교대로 심판을 봐주고 그다음에 정면, 측면 캠 2개가 24시간 동안 진행이 되어야지.
 
◇ 김현정> 다 촬영을 해요?
 
◆ 오요한> 맞아요. 그래서 이거를 취합해서 다시 자료를 보내주면 거기서 검토하고 난 다음에 합격 여부가 발표가 납니다.
 
◇ 김현정> 그 4명을 그럼 기네스에서 보내주는 거예요? 아니면.
 
◆ 오요한> 아니요. 보내주는 경우는 큰 비용을 지불하면 보내주고 그게 아니라고 하면 그런 체육 자격증을 가지신 분 네 분을 섭외해서 그렇게 진행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24시간 동안 1만 1707개 단순히 계산해 보면 1시간에 488개.
 
◆ 오요한> 예.
 
◇ 김현정> 중간에 밥은 어떻게 드셨고 잠은 어떻게 주무셨어요?
 
◆ 오요한> 일단은 잠을 자면 이 기록을 깰 수가 없습니다. 밥 같은 경우에는 이제 12시간 정도 하고 나서 한 6000개, 7000개 하고 나서 간단하게 죽 한 번 먹었었고.
 
◇ 김현정> 왜 죽을 드셨어요? 밥을 안 드시고.
 
◆ 오요한> 소화가 또 빨라야지 운동을 바로 해야 하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죠, 옆구리 아프고 막 이러면 또 안 되니까 소화 잘되는 죽 드셨고, 잠은요?
 
◆ 오요한> 잠은 일단 못 잡니다.
 
◇ 김현정> 세상에, 그럼 그렇게 24시간 동안 할 때 안 힘드셨어요?
 
◆ 오요한> 이게 제가 첫 번째 도전이 아니고 두 번째 도전을 해서 이 기록을 이제 받아온 건데 두 번째 도전을 했을 때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안 힘들었습니다. 왜냐면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 김현정> 세상에,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한 번도 없었어요? 24시간 동안?
 
◆ 오요한> 없었습니다. 해야만 한다는 그게 좀 강했기 때문에.
 
◇ 김현정> 약간 지금 고민하시는 거 같았어요. 하지만 없었다. 1번은 실패가 있고 이게 두 번째, 재수였단 말씀.
 
◆ 오요한> 맞습니다.
 
◇ 김현정>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지금 저희가 저 뒤에다가 그 철봉을 하나 설치해 놨어요. 여러분 카메라 보이시죠? 지금 생방송입니다. 그 기네스 방식이 한 세트 한 세트씩 이렇게 가는 거잖아요. 그 기네스 방식대로 한 세트를 좀 생방송으로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좀 비켜, 지금 제가 시작을 하기도 전에 철봉에서 턱걸이를 하고 계시는데.
 
◆ 오요한> 그만 할 때까지 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만이라고 제가 외칠 때까지 하시겠다. 세상에, 지금 1초에 몇 개 하시는 거예요? 그만, 그만, 그만. 아니, 나비가 날아가는 것 같아요.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되죠? 라디오를 들으시는 분들은 이게 상상이 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개수를 세는 걸로 속도를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번만 다시 턱걸이, 철봉 잡아주시고요. 제가 개수를 좀 세 보겠습니다. 최대한의 속도로 한번 해보시겠어요? 예, 시작. 하나, 둘, 셋, 넷, 다섯, 그만. 세상에, 지금 잠시만요. 선생님, 혹시 한 손으로도 가능하세요? 한 손으로도. 아니면 혹은 손가락 같은 걸로도 가능하세요? 가능하다고 지금 그러셨어요. 카메라로 지금 손가락 2개로, 손가락 2개로 턱걸이를 하고 계세요.
 
와, 자리에 앉아 주십시오. 세상에, 이쪽으로 선생님. 얼굴 표정 여러분 지금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얼굴이 지금 앉아 있는 저보다 더 평화로우세요. 손가락을 2개로 턱걸이를 하는 분이 얼굴이 저보다 더 평화로우세요. 숨 안 차세요?
 
◆ 오요한> 앉아 있는 것보다 지금 턱걸이할 때가 조금 더 평화롭긴 했습니다. 심적으로.
 
[출처 유튜브 '어마무시 오요한']

◇ 김현정> 마이크 앞에 앉아 있는 게 오히려 더 떨리세요?
 
◆ 오요한> 예.
 
◇ 김현정> 어떻게, 제가 특수부대 출신이신 건 제가 알고 있는데, 어떻게 턱걸이 기네스를 도전해야겠다 생각하게 되셨습니까?
 
◆ 오요한> 일단 특수부대에 가기 전에 목표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강한 집단에 들어가다 보니까 한 분야만큼 1등을 해보자는 그런 생각이 있었었고 그중에 계기가 된 종목이 턱걸이었는데 제가 해외 파병을 23년도에 레바논에 갔다 왔었습니다. 그 당시에 이제 미국의 데이비드 고긴스라고 네이비씰 출신의 24시간 턱걸이 기네스 기록 보유자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분 만나셨어요?
 
◆ 오요한> 그분을 만난 건 아니고 그분이 낸 자서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곳에서.
 
◆ 오요한> 그걸 보고서 우리나라 특수부대, 우리나라 군인도 강한데 이걸 사실 증명할 수 있는 길이 없으니까 이 기록을 내가 깨보자는 그런 막연한 생각에 도전을 하게 되었고 지금의 기록을 또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내가 뭔가 좀 한 곳에서는, 한 가지에서는 최고가 되고 싶다. 이런 생각. 근데 지금 보면 근육이 막 진짜 울끈불끈하시는데 그렇다고 해서 키가 엄청나게 크시다든지 이런 스타일은 아니세요. 혹시 그 부분에서도 내가 더 좀 뭔가 도전, 뭔가 자극이 된 것도 있어요?
 
◆ 오요한> 사실 고등학생 때부터 굉장히 좀 왜소한 체격이었어서, 키가 지금도 168에 고등학교 3학년 때는 55kg였습니다. 그 작은 체구를 조금 극복을 하고 싶어서.
 
◇ 김현정> 잠시만요. 168에 55면은 여성들 몸무게 정도니까. 남성치고는 좀 왜소한 편에 드셔서 그것 때문에 좀 놀림도 당하고 막 그러셨겠어요? 그 시절에는.
 
◆ 오요한> 맞아요. 저희 또 아버지가 장교셔서 거의 1년, 2년에 한 번씩 이사를 많이 다녔어요. 그때마다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좀 있었습니다.
 
◇ 김현정> 오요한, 몸무게도 조금 나가고 막 조그맣고 막 이렇게?
 
◆ 오요한> 예, 이제 좀 왜소하다 보니까.
 

◇ 김현정> 그때부터 오히려 더 나를 좀 강하게, 나와의 어떤 싸움을 해보자, 도전해 보자, 이런 생각을 하셨던 거예요?
 
◆ 오요한> 맞습니다.
 
◇ 김현정> 멋집니다. 근데 지난해에 이미 한차례 도전했다가 실패하셨다고 그랬잖아요.
 
◆ 오요한> 예.
 
◇ 김현정> 그때는 어떻게 된 거예요?
 
◆ 오요한> 그때는 그전 기록이 8600개였었고 제가 이제 8707개로 기록을 갱신했는데 저보다 더 좋은 기록이었던 기록이 등재가 되어 있던 과정을 모르고 있었어서.
 
◇ 김현정> 그거는 그러면은 기록이 더 좋은 게 있다는 걸 모르고 그 직전에서 멈추신 거예요?
 
◆ 오요한> 예. 그래서 등재를 하려고 가보니까 갑자기 일주일 정도 뒤에 다른 기록이 등재가 된 거예요.
 
◇ 김현정> 어머나.
 
◆ 오요한> 그래서 기록에 좀 실패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거는 그럼 조금 더 할 힘이 있었는데도 거기서 멈춘 거니까 진짜 억울하셨겠어요.
 
◆ 오요한> 예, 조금 억울한 것도 있었고 근데 그 첫 번째 도전했을 때는 좀 많이 힘들었어서.
 
◇ 김현정> 컨디션이 안 좋으셨구나.
 
◆ 오요한> 복근에 쥐도 나고 어깨도 아프고 그래서 첫 번째 도전을 했을 때는, 두 번째 도전을 했을 때는 제가 아까 좀 쉽다고 얘기를 했는데 첫 번째 도전을 했을 때는 울면서 했어요, 진짜.
 
◇ 김현정> 울면서 했어요.
 
◆ 오요한> 거울 보면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또 12시가 넘어가면서 뭔가 호르몬도 바뀌는 것 같고 막 눈물 나고 내가 여기서 왜 이걸 하고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했던 기억이 또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준비하는 과정도 녹록지는 않았다고 제가 들었어요. 그렇게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뭔가 자신을 다독이면서 들었던 노래도 있다면서요?
 
◆ 오요한> 윤도현 가수님의 흰수염 고래 노래가 뭔가 가슴 속에 많이 와닿아서 그 노래를 들으면서 잔잔하게 턱걸이를 했었고.
 
◇ 김현정> 지금 그 노래 흐르고 있네요. 너 쓰러지고 힘들 때 나를 봐줘. 숨기지 마.
 
◆ 오요한> 예, 그 노래를 들으면 애가 울컥하더라고요. 뭔가.
 
◇ 김현정> 그러면서 요한아, 너와의 싸움 이겨보자고 시작한 거잖아, 지지 말자. 이러면서 다시 다시 운동 시작하고 그러셨던 거예요?
 
◆ 오요한> 예.
 
◇ 김현정> 그래서 이번에 딱 기록을 세웠을 때 이야, 나 진짜 세계 1등이 됐어라고 하는 그 순간 기분 어떠셨어요?
 
◆ 오요한> 일단 너무 행복했어요. 1만 개가 넘어가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막 하면서 진짜로, 근데 이게 힘듦의 눈물이 아니라 그 기쁨의 눈물. 그때 눈물이 조금씩 나면서 내가 그동안 노력해 왔던 것을 뭔가 보상받았다. 그런 느낌을 조금 많이 받았습니다.
 
◇ 김현정> 가족들이 옆에서 박수 쳐주고 막 응원하고 그랬어요?
 
◆ 오요한> 너무 좋아했죠. 아무래도 그 고생해 왔던 과정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또 두 번째 도전이었었고 오히려 가족에게 정말 또 고맙고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 김현정> 끝나고 나서는 같이 외식하러 가셨어요? 아니면 쉬셨어요? 뭐 하셨어요?
 
◆ 오요한> 일단 끝나고 바로 씻고 자고 그다음에 일어나서 밀린 집안일 먼저 했습니다. 제가 또 이제 화장실 청소 담당이었어서.
 
◇ 김현정> 집에서 화장실 청소하셨어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셨군요.
 
◆ 오요한> 예.
 
◇ 김현정> 멋집니다. 멋진 청년 오요한 씨. 지금 뭔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쳐 있는 분들 포기하고 싶은 분들 계실 거예요. 듣고 계신 분들 중에도. 그분들께 뭔가 한 말씀 해 주신다면?
 
◆ 오요한> 다들 도전을 하면서 실패와 뭔가 포기의 경험을 갖고 있을 생각이 되는데 도전에 있어서 무모함만 아니라고 하면은 가치 없는 도전은 없으니까. 그 도전을 통해서 배움은 무조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도전을 한 번쯤은 해봤으면 좋겠다고 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가치 없는 도전이란 없다. 여러분, 지치지 마세요. 너무나 위로가 되는 한마디였습니다. 세계 턱걸이 챔피언 오요한 씨 오늘 고맙습니다.
 
◆ 오요한> 감사합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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