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안을 가리켜 "국가 미래와 민생경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개악(改惡)법'"이라고 26일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자당 박수민 의원을 시작으로,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돌입한 상태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부터 국민의힘은 '정부조직 개악4법'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착수했다. 국민들만 피해를 입는 법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번 법안의 핵심인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을 두고 '검찰 개혁'이라고 강조한 당정의 주장을 거듭 반박했다.
송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의 목적은 억울한 범죄피해자가 없도록 신속·정확한 수사를 통해 공정한 판결을 빨리 도출해 내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런데 (현 정부조직법은) 오히려 수사·재판을 한없이 지연시키고 수사기관 간 '업무 핑퐁'만 늘어나 결과적으로 범죄 피해자인 국민들만 더 힘들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여당의 의도와 달리, 현상 유지만도 못한 결과를 부를 거란 취지다. 송 원내대표는 "이게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드는 게 맞나. 범죄자만 박수를 칠 '개악'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를 분리하는 금융당국 개편안에 대해서도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입맛대로 예산권을 독점해 국가재정을 마치 자신들의 쌈짓돈 삼아 선심성 예산 퍼주기를 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가신용등급 추락과 금융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게 과연 국민을 위한 개혁이 맞나"라며 "'포퓰리즘 정권'다운 개악"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전날 당정이 본회의 직전 금융위원회의 금융감독위원회로의 개편 등을 빼기로 한 점과 관련해선 "다행히 정무위원회 소속 우리 당 의원들의 저항과 무제한 필리버스터 압박, 그리고 금융감독원 직원들의 투쟁 덕분에 '졸속 개편시도'를 무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송 원내대표는 "그렇지만 정부여당이 이를 핑계로 우리 당의 필리버스터를 멈춰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라는 두꺼비 동요만도 못한 놀부 심보"라고 맹공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정부조직법 막판 수정을 두고 '야당 존중'을 언급한 데 대해 "진정한 존중이라면 사전에 야당과 (법안 관련) 협의과정을 거쳤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