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세일즈 직접 나선 李대통령…"북핵 중단, 3차 상법개정"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 투자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주가를 발목 잡는 요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업, 시장의 불공정성을 거론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북한의 핵개발 중단과 시장 공정화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 시장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시장 역시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는 사실만으로도 대한민국 주가지수가 3천 포인트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실제로는 그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기업의 개별 실력과 실적은 정말 높이 평가할만한데, 주가는 왜 이렇게 낮게 형성돼 있을까"라며 그 원인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기업경영이나 지배구조의 불투명·불공정 △시장의 불공정을 꼽았다.
 
이어 "또 한 가지는 정치적 불안정성과 예측의 불투명성이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수립과 출발 자체만으로도 이장 정상화는 어느 정도 되겠지만, 주가 수준이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는 겨우 1.0을 살짝 넘은 정도에 불가하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는 몇 가지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엄정대응 △3차 상법개정 △남북대치 등 지정학적 리스크 개선 △예측 가능한 산업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남북의 군사적 대치로 인한 불안정성 탓에 한국이 저평가되는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며 "새 정부는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실히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지난 달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핵 억제의 필요성과 관련해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핵무기를 충분히 확보한 걸로 보여 진다. 그런데 매년 핵탄두를 계속 생산하고, 계속 핵폭탄 제조 능력도 키우고 있다"며 "핵폭탄을 싣고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 개발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남겨둔 상황인데, 이대로 방치하면 매년 15~20개 정도 핵폭탄이 늘어나고, ICBM 기술 개발도 계속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를 멈추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안보적 이익이 있지 않겠나. 단기적으로는 핵개발, 핵수출, ICBM 개발을 중단하자. 중기적으로 핵무기를 감축해 나가자. 장기적으로는 비핵화를 추진하자"며 "이 협상을 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갖고 있고 북한이 믿을 수 있는 협상 상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볼 때 유일하다"고 제안했다고도 말했다.
 
남북간 군사력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주한미군을 빼더라도 자체 군사력만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북한의 1년 GDP(국내총생산)와 비교해도 한국의 국방비가 1.5배 수준에 가깝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이 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국방비 분야에 대한 지출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시장 공정화와 관련해서는 "2차 상법 개정을 통해 기업 내 의사결정에 주주들이 공평하게 참여하게 만들어 놨다. 3차 상법 개정도 하고 있는 중"이라며 "물론 저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해야될 일이기 때문에 실제로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예를 들면 세제 개혁을 통해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지게 되든지, 자사주 취득을 통해서 경영권 방어를 남용한다든지 등 3차 제도개선을 하고 있다"며 "그 외에도 필요한 것이 있다면 아주 합리적 의사결정, 합리적 경영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필요한 제도들은 예외 없이 다 도입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주가조작이나 불공정 거래 등 시장의 불투명성을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아주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아주 엄중 대응해서 부당 거래로 인해 부당 이득을 얻을 수 없게 만들 것"이라며 "'주가조작을 하거나 시장을 왜곡하면 패가망신한다', '완전히 망한다' 이런 뜻"이라고 거듭 힘을 줬다.
 
아울러 "역외 환거래 시장 문제도 제가 아주 빠른 시간 내 해소할 생각이다. 지금 시간제한이 있는데 시간제한이 없는 방향으로 만들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를 충분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행사 전 뉴욕 증권거래소의 주식시장 개장을 알리는 '링 더 벨' 타종 행사에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의 뉴욕 증권거래소 개장 타종은 1998년 김대중, 2003년 노무현,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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