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자회사의 투자 유치를 통해 3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확보된 자금은 재무구조 건전성 강화 등에 활용된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가 총 3조원 규모의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를 각각 결정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번 거래는 메리츠금융이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 넥스젠에너지제1·2호가 나래·여주에너지서비스가 발행하는 CPS(전환우선주)를 각각 인수하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가 각각 CPS를 발행해 1조6500억원과 1조3500억원 등 총 3조원을 확보한다.
메리츠금융 측은 오는 2030년 4월부터 2035년 10월까지 CPS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를 모두 전환할 경우 확보하게 되는 지분율은 각각 50.1%다.
SK이노베이션은 전환권 행사에 앞서 메리츠금융이 보유한 CPS의 매도를 제안할 수 있는 권리(매도제안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조달된 3조원 중 나래·여주에너지서비스의 차입금 상환 등에 쓰일 자금을 제외한 2조4100억원을 모두 재무구조 건전성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에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를 열고 연내 8조원 규모 자본 확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나래에너지서비스는 위례·하남 열병합발전소(CHP)를, 여주에너지서비스는 여주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SK이노베이션 E&S의 100% 자회사다.
공통으로 수도권에서 LNG를 연료로 하는 집단에너지 및 발전 사업을 영위해 열과 전기 판매 이익을 거두고 있으며, 작년 기준 각각 1656억원, 19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자본 유치가 지난 2018년 SK이노베이션 E&S가 자회사 파주에너지서비스의 지분 49%를 태국 에너지기업 EGCO에 매각했던 사례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파주에너지서비스의 소수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현재까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발전소를 운영중이다.
LNG 발전소 같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경우 막대한 초기 설비투자(캐펙스·CAPEX)가 소요되는 대신 가동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면 꾸준한 현금흐름을 거둘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사업이 안정되면 일부 지분이나 자산을 유동화해 부채를 줄이거나 추가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전략이 일반적으로 활용된다.
SK이노베이션 E&S는 파주에너지서비스 소수 지분 외에도 코원에너지서비스·부산도시가스 부지 매각 등 비핵심 자산이나 유휴 자산을 유동화 후 재투자해 LNG 밸류체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활용해왔다.
이번 거래 역시 발전 사업의 지배력과 실질적인 운영권은 유지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SK이노베이션의 재무 건전성과 성장성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