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5천 년을 관통한 '돈의 힘' 추적…'머니: 인류의 역사'

임승수 작가 '오십 읽는 자본론'

포텐업 제공

아일랜드 출신 경제학자 데이비드 맥윌리엄스가 쓴 '머니: 인류의 역사'는 인류사의 모든 굵직한 사건을 '돈 문제'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총, 균, 쇠보다 먼저 인류를 지배한 건 돈"이라며, 5천 년의 문명을 다시 읽는다.

책은 로마제국의 멸망, 네덜란드의 식민지 확장, 프랑스 혁명, 영국에서 미국으로의 패권 이동 등 역사적 전환점에서 공통적으로 작동한 배경으로 '돈'을 지목한다. 로마 황제들이 화폐 가치를 떨어뜨려 국가를 흔들었고, 유럽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무력이 아니라 금융·신용제도의 힘 덕분이었다는 분석이다.

물물교환과 금속화폐, 지폐, 근대 금융과 무역 혁신, 그리고 오늘날 디지털 화폐와 암호화폐까지 돈의 진화를 따라가며, 혁명과 제국의 흥망성쇠가 결국 자금의 흐름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빌 브라이슨의 경쾌함과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묵직함을 겸비한 저자의 필치는 방대한 자료를 유머와 재치로 풀어내며, 경제학 지식이 없는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한다. 히틀러의 위조지폐 작전, 레닌의 화폐 말살 정책, 구텐베르크와 다윈, 알렉산더 해밀턴 등 역사적 인물과 사건이 돈이라는 렌즈를 통해 새롭게 조명된다.

'머니: 인류의 역사'는 워터스톤스가 뽑은 2024년 최고의 책, 이코노미스트·파이낸셜 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으며, 현재 26개국에 수출됐다.

데이비드 맥윌리엄스 지음 | 황금진 옮김 | 포텐업 | 448쪽


다산초당 제공

"얼마나 가져야 더 이상 불안하지 않을까?"

부유하지만 불안한 한국 사회의 오늘을 겨냥한 책 '오십에 읽는 자본론'은 마르크스 사상을 대중화해온 임승수 작가의 이번 신작이다.

책은 자수성가한 자본가와 30년째 마르크스주의자로 살아가는 작가의 대화 형식을 빌려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을 해부한다. 저자는 "자본주의는 자본가 개인의 선악과 무관하게 노동자 착취를 구조적으로 내포한 체제"라며, 마르크스의 통찰을 다시 읽는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AI와 로봇이라는 새로운 생산력이 인간 자체를 대체하기 시작한 지금, 자본주의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책 속에는 '자본론'이 경제학 고전을 넘어 '사회 해부학서'로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는 대목이 이어진다. 시간 착취와 불평등 구조, 소득 격차,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 그리고 "자본주의는 자유롭다"는 착각까지 독자 친화적 문체로 풀어낸다.

"자본주의에서 자유는 화폐 크기만큼만 행사된다"는 구절은 불안과 경쟁에 내몰린 한국 사회의 현실을 곱씹게 한다.

임승수 지음 | 다산초당 |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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