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전남 함평에 대규모 신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하며 '재건'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공장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과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3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타이어 생산시설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남 함평 빛그린산업단지에 신공장을 설립한다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밝혔다.
총 투자금액은 6609억 1700만 원으로, 이는 자기자본 대비 약 34.7%에 해당한다. 투자 기간은 2028년 1월 말까지다.
신공장은 연간 530만본을 생산할 규모로 설계됐으며, 2027년 말까지 건설을 마치고 2028년 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토지 취득비 1160억여원을 포함해 건축비와 생산설비 구매 비용 등을 포괄한다.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발생한 광주공장 화재 이후 노사가 합의한 '광주공장 재건 로드맵'의 일환이다.
1단계로 함평공장을 신설하고, 2단계로 광주공장 부지를 매각한 뒤 기존 광주1공장을 함평으로 이전하는 구조다. 회사는 함평 신공장과 광주 이전분을 통합해 중장기적으로 효율적인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금호타이어의 체질 개선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승부수'로 평가한다. 타이어 시장이 전기차 전환과 고성능 타이어 수요 증가 등 급격한 변화를 맞는 가운데, 생산기지를 재정비하는 시도가 향후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광주공장 매각과 이전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면 총 투자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사회 역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광주공장 화재로 지역경제에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함평 신공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와 함평 지자체는 행정·인허가 절차 지원과 산업단지 기반시설 확충을 통해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