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준용(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
◇ 김현정> 우리 시간으로 어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가 세계 의학계를 흔들어 놨죠. 내용인즉슨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태아가 자폐를 가질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것 때문에 타이레놀 제조사 주가가 7%나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이 발언, 이거 근거가 있는 걸까요? 짚어보죠. 2024년 한국인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유전 변이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분이세요. 고려대학교 바이오 시스템 의과학부 안준용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안준용> 안녕하세요. 고려대 안준용입니다.
◇ 김현정>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까지 했어요. 자폐 진단이 미국에서 수십 년 동안 400% 이상 늘었는데 그 원인이 타이레놀 때문이다. 이 기자회견을 들은 소감을 일단 한 줄 평으로 주신다면?
◆ 안준용> 이거 너무 과학적이지 않고 좀 어이가 없는 내용이죠.
◇ 김현정> 어이가 없는 정도.
◆ 안준용> 예.
◇ 김현정> 대통령이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얘기할 정도면 뭔가 좀 있어서 아닐까요? 왜 어이가 없으셨습니까?
◆ 안준용> 이게 사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도 아니고 최근에 나온 여러 연구들에서 봤을 때도 결과도 상반되고 다른 연구들에서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를 했기 때문에 사실 왜 이런 과학적이지 않은 내용을 가지고 공식적인 자리에 나와서 이야기를 했을까 사실 뭐 여러모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뭐라고 그랬냐면 2019년에 발표된 논문을 바탕으로 난 얘기하는 거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 미국 식품의약국이죠. FDA도 그 기자회견 끝난 후에 타이레놀 위험성 알리는 라벨을 우리가 붙이겠다. 이렇게도 얘기를 했는데요.
◆ 안준용> 이게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레퍼런스로, 그러니까 참고로 삼았던 연구가 2019년 연구도 있고 최근에 발표된 연구들도 있는데 사실 그 연구 결과들이 이렇게 과학적으로나 실험을 설계하는 측면에서 굉장히 신뢰성이 높다고 보기가 되게 어려운 연구들이었어요. 그리고 2024년, 작년에 나왔던 이보다 훨씬 더 대규모이자 더 정교한 실험을 했었던 연구 분석에서는 사실 타이레놀과 자폐의 연관성이 없다고 이렇게 잘 얘기가 됐는데 그런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정부에서도 이렇게 딱 발표하지 않고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얘기들만 체리피킹 해서 이렇게 골라내서 발표를 했다는 게 사실 굉장히 과학적으로도 우려되는 그런 일이자 사건이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사실 전부터 자폐 아동 부모들 사이에서 임신 중에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나 ADHD 위험을 높인다는 썰 같은 게 돌았잖아요. 그래서 대규모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의 연구도 있었는데 관련 없다고 나왔다고요?
◆ 안준용>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 더 큰 연구에서 관계가 없다고 나왔는데도 다른 것을 체리피킹 하듯이 콕 집어서 타이레놀을 이렇게 기자회견까지 열어서 저격한 걸까요?
◆ 안준용> 그거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저께 기자회견 저도 1시간짜리 영상 보고 하루 종일 트럼프 대통령의 얘기들을 곱씹어 봤는데 사실 그전에 과학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일들에서 좀 이해할 수 없는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 이제 과학까지도 이렇게 얘기를 하나 이게 사실 좀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전 더 궁금해지네요. 도대체 트럼프가 왜, 왜 기자회견까지 열어가면서. 그러면 교수님 FDA는요? 미국의 식품의약국 FDA 여기 좀 믿을 만한 데 아니에요? 여기는 그러면 왜 라벨 붙이겠다고 한 거예요?
◆ 안준용> 사실 기자회견을 보신 분들 알겠지만 로버트 케네디 RFK가 FDA의 전체 의견을 대변하는 것처럼 얘기를 했지만 사실 그분은 예전부터 백신도 굉장히 반대했던 분이고 본인의 개인적인 얘기나 감정들을 전체를 대변하는 듯하듯이 얘기를 한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FDA의 공식 입장이라고 보기에는 사실 거기서 오랫동안 연구를 하셨던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으실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이것은 안준용 교수님만의 의견이 아니라 지금 유럽의약국에서도 유럽의약품청이군요. 유럽의약품청에서도 타이레놀과 자폐의 연관성 관계없다. 근거 없는 트럼프 주장이라고 밤 사이에 발표를 했더군요. 전반적으로 지금 다 그런 분위기인 거죠?
◆ 안준용>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근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발표를 해버리니까 지금 뭐 출산을 준비하고 계시거나 그러니까 임신을 준비하고 계시거나 이미 임신하신 분들 사이에서는 걱정이 엄청 나요. 타이레놀이 제일 안전하다고 그래서 다른 약은 안 먹어도 타이레놀 먹으면서 버텼는데 이거 어떻게 합니까? 난리가 났거든요. 이분들께 한 말씀 해 주세요, 교수님.
◆ 안준용> 근데 이거 사실 되게 큰 문제인데 지금 임신 중에 고열이 있을 때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약이 그나마 타이레놀인데 만약에 이걸 먹지 않고 많고 잘못된 정보 때문에 고열을 겪게 되면 사실 그거는 과학적으로도 여러 번 연구가 됐거든요. 뇌 발달이 좋지 않은 점들도 많이 있고 하기 때문에 의료진들과 잘 상의를 하셔서 적절한 복용과 처방을 좀 받으실 필요는 있다. 이게 사실 되게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저도 첫 번째 아이를 이렇게 가질 때 생각을 해 보면 막 모든 게 새롭고 두려우니까 정보들을 막 아무 데서나 가져다가 보잖아요. 근데 이 공공보건의 수장인 사람들이 이 과학적이지 않은 얘기들을 가지고 나와서 한다고 하면 그 처음을 겪는 사람들의 불안을 내습하는 거죠. 그러니까 그래서 그게 마치 진짜인 것처럼 받아들이게 만드는 거고.
◇ 김현정> 정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간 타이레놀과 같은 그런 진통 해열제 임산부가 고열을 참고 견디는 것보다 먹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이 말씀이시고요.
◆ 안준용> 예.
◇ 김현정> 그 이부프로펜이 들어간 해열 진통제도 있잖아요. 말하자면 부루펜 같은 거, 그런 것도 문제없습니까?
◆ 안준용> 저는 사실 약학의 전공자는 아니기 때문에 제가 의견을 적절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거 같은 경우에는 언론 보도에서도 나오고 여러 의견들이 나왔지만 부작용 같은 것들을 얘기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좀 안전한 타이레놀을 얘기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안 교수님,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