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항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가 9일 만에 완전히 진화된 가운데 불길을 키운 원인 물질인 '알루미늄 광재(드로스)'의 관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남녹색연합은 23일 성명을 내고 "알루미늄 광재는 알루미늄 제련·용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속 부산물로 알루미늄과 산화알루미늄, 마그네슘, 실리카, 철, 염소 성분, 알루미늄 질화물 등 여러 유해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며 "지정폐기물로 분류해 체계적으로 관리·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화재 과정에서 드로스가 물로 진화되지 않고 가연성 가스를 발생시켜 대기오염 우려를 키운 만큼, 지정폐기물로의 조속한 분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광양시는 전남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화재 지점 반경 2㎞ 내에서 대기 중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 유해화학물질을 측정했으나 "이상 없음"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이와 별개로 제도적 관리 미비를 지적했다.
전남녹색연합 관계자는 "알루미늄 드로스는 사실상 유해물질 함유 폐기물이지만 지정폐기물로 분류되지 않은 채 처리·운반되고 있다"며 "애초에 관리형 매립시설에 매립돼야 할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단체는 또 "광양항만공사가 창고 임대 및 불법 폐기물 반입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지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대기오염을 유발했다"며 책임을 물었다. 이어 "아직도 광양항에는 수천 톤의 알루미늄 광재가 쌓여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 오전 8시 38분쯤 화재가 발생해 2656㎡ 규모 창고 가운데 531㎡가 불에 탔다. 창고 내부에는 알루미늄 성분의 금속성 미분 폐기물이 대형 포대(톤백) 4천여 개 분량 쌓여 있었고, 알루미늄은 물과 반응해 재발화하는 특성이 있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