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출 감소는 물가 상승과 구매력 저하의 영향을 크게 받은 저소득층에서 두드러진 현상인데, 노동시장이 얼어붙은 점은 이를 더욱 가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거비와 공공요금이 오른 점도 소비를 위축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휘발유와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각각 13.8%와 6.2%가 높아졌다.
8월 식료품 물가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는데, 이는 2년 만의 최고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상호관세를 인상했는데, 이는 의류와 장난감, 가전제품, 가구 등 수입품 가격인상으로 이어졌다.
미국 내 소득 최하위 20% 계층은 소득의 약 40%를 주거비로 사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써카너의 마셜 코언은 WP에 "주거비를 먼저 해결해야 다른 지출도 가능하다"며 주거비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억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일부 소비자들은 필수 지출 이외의 지출을 줄이며 대응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저축을 줄이거나 빚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 보고서에 의하면 저소득층의 저축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22% 감소했다.
저소득층 뿐 아니라 중산층도 소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할인 소매업체 방문량이 증가한 반면, 명품 판매량은 감소했다.
고소득층의 구매력에는 큰 변동이 없어 전체 소비에서의 비중은 높아졌지만, 소비 감소세를 전환시킬 정도의 영향력은 없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연 소득이 25만 달러(약 3억5천만원) 이상인 미국 내 소득 상위 10% 계층의 지난 2분기 소비는 미국 전체 소비의 49.2%를 차지했다.
이는 2023년 2분기의 45.8% 대비 3.5%p 증가한 수치지만, 지출 감소를 막을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식음료업체 펩시코와 소비재기업 킴벌리 클라크 등은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식당 프랜차이즈인 아이홉과 애플비즈, 치폴레, 스위트그린 등은 최근 실적을 발표하며 고객의 지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위트그린의 조너선 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 구매력이 전반적으로 아주 좋지 않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