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의 한 코크스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근 하천에 오염물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폭발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강도 높은 안전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오전 9시쯤 경주시 강동면 왕신리에 위치한 씨엔텍코리아(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씨엔텍코리아는 석탄을 원료로 코크스를 제조해 철강업체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8시부터 공장 내 야적장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고 약 40분 후에는 폭발음까지 들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전 9시쯤 발생한 폭발은 검은 연기를 동반하면서 목격자들이 "마치 원자폭탄이 터진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또 사고 여파로 100m 가량 떨어진 농막과 차량, 가축까지 검은 석탄재가 날아왔다.
이에 인근 주민들이 관계기관에 신고했고, 소방차 3대와 경찰, 경주시청 관계 공무원들이 출동해 진화작업과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초동 조사 과정에서 씨엔텍코리아 측은 폭발 사실을 부인하며 "제조 공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동안 경험한 적 없는 대규모 폭발이었고, 공장 인근 하천변에 폭발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다"고 반박했다.
경주환경운동연합도 현장을 확인한 뒤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화재 사건보다 석탄 등을 취급하는 공장이 오염 방지 시설도 없이 하천변에서 영업을 해온 사실이 더 충격적"이라며 "이런 시설이 어떻게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고 십수 년 동안 가동돼 왔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씨엔텍코리아는 그동안 악취와 비산먼지, 불법 야적 등으로 주민 민원이 수차례 제기돼 행정조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사무국장은 "관계기관의 미흡한 관리·감독이 결국 폭발 사고로 이어진 만큼 강도 높은 안전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