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지역에 최근 잇단 '단비'로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30%에 근접할 정도로 오르면 제한급수 완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28.1%(평년 72.3%)를 기록해 전날 24.6% 보다 3.5%p 상승했다.
앞서 지난 12일 역대 최저치인 11.6%까지 떨어지면서 10%대 붕괴 위기에 직면했지만, 잇따른 비로 30% 가까이 저수율이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17~18일 오봉저수지 상류 쪽인 닭목재와 도마지역에 90mm 안팎의 '황금비'가 쏟아지면서 오봉저수지에 116만 톤 가량의 자연 유입과 남대천 하천수 5500톤, 운반급수 5700 등 117만여 톤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강릉시 하루 물 사용량이 7만 톤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보름치도 넘는 양이 저수지에 공급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는 이날 오후부터 오는 21일 오전까지 20~60mm 가량의 비 예보가 있어 앞으로 저수율은 더 상승할 전망이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한 달여 만에 20% 선을 회복하고 주말 비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시간제 급수를 하고 있는 아파트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제한 급수가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강릉시가 저수조 100톤 이상의 아파트 110여 곳을 대상으로 오전 6시부터 9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하루 2차례, 각 3시간씩만 물을 공급하면서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부 김지희(30대)씨는 "최근에 단비도 내리고, 주말 또 비 소식이 있다는 예보에 완전 해갈은 아니지만, 한시름 덜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맞벌이에 아이까지 돌봐야 하는 입장에서 제한 급수로 인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추석을 앞두고 시에서 제한 급수를 조금이라도 완화해 줬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주민 김모(60대)씨는 "특히 주말과 휴일처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을 경우 무엇보다 화장실이 제일 불편하다"며 "씻는 것은 어떻게든 맞춰가면서 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상황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이날 오후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 뒤, 제한 급수 조정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맘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오봉저수지 저수율과 주말 비 예보를 비롯해 '단수 해제'를 바라는 내용의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은 "단수가 해제될 수도 있다는 얘기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물이 얼마나 소중한 지 온몸으로 느꼈다. 정말 단수 해제냐, 제발 해제되길 바란다. 이번에도 제발 많은 비가 내리길" 등의 글들을 남기며 '단수 해제'에 기대감을 전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저수율 상승 추이와 아파트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 시간제 단수와 제한 급수 조치 등에 대한 조정을 검토할 방침"이라며 "만일 시간제 급수가 해제되더라도 수도 계량기 잠금 등 현재 시행하고 있는 절수 조치 등은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