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수문 개방…'최악 가뭄' 강릉에 평창 도암댐 내일부터 방류

평창 도암댐 전경.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가 오는 20일부터 평창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를 받는다.

19일 강릉시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오는 20일 오후 1시쯤 도암댐 도수관로를 비상 방류할 예정이다. 다만 방류 시점은 양 기관의 협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강릉시는 지난 18일 '도암댐 비상방류 수질검증위원회' 제2차 회의를 열고, 본 방류를 앞둔 수질검사 결과 및 향후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강릉 가뭄 대처 도암댐 비상 방류에 따른 수질측정항목, 검사 주기 및 분석기관 등과 도수관로 용수 방류 시 상부 선택적 취수탑 개폐 여부 등의 안건에 대해서 토론했다. 또한 최근 수질검사에서 4등급 이하로 나온 용존산소의 경우 법을 위반하는 지, 방류수에 대한 모니터링 방법 등도 논의했다.

회의에는 환경부 업무관계자, 한국수자원공사(이하 한수원) 전문가 등이 배석해 비상 방류수는 정수처리를 통해 먹는 물 수질 기준을 만족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자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암댐 비상 방류를 앞두고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시는 상수원수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방류구에서 채취한 시료에 대해 총유기탄소, 총인 등 8개 기본 항목에 대해 매일 자체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검사 결과에 따라 비상 방류수 정수장 이송 여부를 결정하고 수질검사 결과는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특히 비상 방류를 앞두고 도암댐 선택적 취수탑 개폐 여부는 취수탑을 닫고 도수관로 내의 용수만 방류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비상 상황임을 고려해 논의한 결과 취수탑을 개방해 자동적으로 도암댐 내 용수가 채워지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도암댐 비상 방류가 시작되면 하루 1만 톤의 물을 남대천으로 흘려보낸 뒤 임시취수장을 통해 홍제정수장으로 공급한다. 이에 한수원은 비상 방류 앞두고 이날 오후에 설비 점검 등을 위한 시험 방류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상 방류를 위한 공사 등으로 인해 20일 시험 방류 및 본 방류를 실시하기로 했다.

도암댐 방류구가 있는 강릉 남대천 상류에서는 굴착기와 덤프트럭 등이 동원돼 비상 방류 대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강릉시, 도암댐 비상방류 수질검증위원회 1차 회의 개최. 강릉시 제공

앞서 시는 그동안 방류 문제에 대해 주민대표, 시민단체, 시의회 등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지난 10일 가뭄 대처를 위해 한시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지난 15일 강릉시 수질검증위원회를 공식 출범해 수질 검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상수원수로의 사용 적합 여부, 도수관로 내 원수 유입을 막기 위한 취수탑 이용 방안, 농작물 피해 가능성, 인근 지자체의 발전 방류 여론 등을 검토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비상 방류수 수질에 대한 엄격한 감시를 통해 시민에게 공급되는 수돗물의 안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악의 가뭄으로 '재난사태'까지 선포된 강릉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평창 도암댐이 24년 만에 수문 개방을 앞두고 있어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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