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며, 영국 런던 도리치 하우스 박물관에서도 동시에 열린다.
조선백자 도공의 지혜와 정신을 이어온 미니멀리즘 조선백자의 정수와 그 숭고한 동양 미학을 무형문화재 김선식 사기장의 금채(金彩)백자, 청화(靑畵)백자 달항아리와 한도현 명장의 유백 달항아리를 통해 새롭게 재조명하는 의미로 기획됐다.
조선백자 달항아리는 은은한 백색의 단아한 자태와 불완전한 대칭의 자연스러운 조화 속에서 비움의 미학과 보름달의 상징성을 구현한, 조선 도자의 정수(精髓)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흙과 자연석으로 조성한 바닥, 밤하늘을 연상케 하는 전시 공간 라브르27에서 달항아리의 절제미와 숭고미를 극대화했다.
특히 전시에는 김선식 사기장의 금채백자·청화백자 달항아리와 한도현 명장의 유백·진사요변 달항아리 등 총 27점이 공개된다.
문경 관음요 8대 장인인 김선식 사기장은 거칠면서도 따뜻한 문경 흙의 특성을 살린 달항아리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투박한 표면과 직물 같은 질감에서 오는 소박미와 더불어, 직접 그린 문양으로 회화적 감각을 담아낸다.
그는 청화백자와 금채 문양을 적극 활용해 전통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청화백자 달항아리, 백자 금채, 경명진사 매병 등 17여 점을 선보인다.
1987년부터 고(故) 우당 한명승 스승에게 전통 장작가마 기법을 사사한 한도현 명장은 불·재·바람이 만들어내는 '가마 변인(variability)'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왔다.
진사(辰砂)는 구리 유약이 환원 소성 과정에 빚어내는 붉은 빛을, 요변(窯變)은 가마 속 불길과 타오르 불꽃 재가 만들어내는 변화를 의미한다. 그의 도자기는 이 두 세계의 만남에 의해 붉은색부터 자주색, 황금빛, 비취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번져 나간다.
전시는 안세재단(이사장: 박영준)과 한양경제(대표: 정규성) 후원으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