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을 끝으로 명맥이 끊긴 남북 선수단의 국제 종합대회 공동 행진 재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2026년 아이치·나고야 하계 아시안게임(AG)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대회 조직위에 전달하면서다.
18일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6일이 제출 마감 시한이었던 수엔트리(종목별 대표 선수 숫자)를 아이치·나고야 AG 조직위원회에 제출했다. 해당 수엔트리에는 축구 등 17개 종목 선수 150여 명을 포함해 총 260~270명의 선수단의 파견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은 41개 전 종목에 1400여 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겠다는 수엔트리를 조직위에 제출한 상태다.
북한 선수단의 내년 AG 참가가 예상되면서 체육계 안팎에서 남북 선수단의 개·폐회식 공동 입장에 대한 의견이 조심스럽게 개진되고 있다. 예전 사례를 고려하면 공동 입장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진다.
남북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 AG, 2007년 장춘 동계 AG 등 2007년까지 굵직한 9개의 국제종합대회에서 화합의 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그해 베이징 올림픽부터 중단됐다. 이후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과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서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다시 동시 입장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는 남북이 개회식 공동입장과 4개 종목 단일팀 구성에 합의를 이루고도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등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이어 윤석열 정부 시절이던 2023년 개최된 2022 항저우 AG과 작년 파리 올림픽 때는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했음에도 남북 공동입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새 정부 들어 이재명 대통령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남북 관계 복원을 최우선 대북 정책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따라 스포츠가 화해 무드 조성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단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남북 단일팀 구성이 다시 실현될지도 관심거리다.
대한체육회는 새정부의 대북 화해 기조를 고려, 남북 체육 교류 활성화에 대비한 업무를 선제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45~50개의 종목별 협회(대한체육회 정회원 종목 단체)들을 대상으로 세계 랭킹 30위내 북한 주요 종목 선수들의 명단을 파악했다. 또 폐지했던 남북체육교류위원회 기능을 되살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날 CBS노컷뉴스의 관련 취재에 대한체육회 국제본부 관계자는 "아직 통일부, 문체부 등 정부 측으로부터 남북 공동입장 등과 관련한 지침, 방향, 의견 등을 전달받은 바가 없다"며 "이에 따라 체육회도 아직 남북 공동입장 등과 관련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 등이 선제되야 단일팀 구성 등의 업무가 추진될 수 있다"면서 "현재는 북한의 동향, 정부 분위기 등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의) 방향성이 명확해지면 발맞춰 발 빠르게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